20세기가 석유등 자원전쟁의 시기였다면 21세기에는 물의 전쟁시대가 열린다는 것이 과학자들의 예측이다. 유엔환경계획이 펴낸 보고서를 보면 이 말이 틀리지 않다. 전세계적으로 물부족에 시달리는 환경난민은 98년에 2천5백만명으로 이미 전쟁으로 인한 난민수를 웃돌았고 오는 2020년이면 1억명을 넘어설 전망이라 한다. 지금 네델란드의 헤이그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 물 포럼’에서는 지구상에 살고있는 약 30억명의 인구가 위생급수를 받지 못하고 있으며 매일 5천명의 어린이가 더러운 물로 인한 병으로 사망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산자수명(山紫水明)하기로 이름난 우리나라도 어느덧 물 부족국가로 분류되고 있다. ‘돈을 물쓰듯 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수자원이 풍부했던 우리나라가 인구증가와 물 관리 미비로 모로코나 리비아같은 사막국가와 같은 물부족 국가군에 포함된 것이다. 우리나라의 물 사정이 절박한 것은 통계를 봐도 바로 알수 있다. 우리의 연평균 강수량은 1천2백74mm로 세계 평균(9백73mm)에 비해 높다. 그러나 연간 1인당 강수량은 2천9백70t으로 세계평균(2만6천8백t)에 비해 형편없이 낮다. 인구밀도가 높기 때문이다. 그나마 강수량중 47%는 증발하거나 땅속에 스며들고 30%는 바다로 흘려 보내고 있다. 우리가 쓸수있는 물은 23%뿐이고 이중에서도 생활용수나 공업용수 사용량은 전체 강수량의 6%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형편이 이러한데도 우리나라의 물 소비량은 세계 최고수준이다. 불란서나 영국 일본보다 높다. 백의민족답게 맑고 깨끗한 물을 좋아하는 국민성 때문인지는 몰라도 물값이 비교적 싸다는 점도 물 소비량을 높이는 이유중 하나가 될 것이다. 정부는 현재의 상하수도 요금을 생산원가나 관리비 수준에 걸맞게 대폭 인상할 계획이다. 그러면 또 쌍수를 들어 반대할 것이 뻔하다. 그러나 물도 자원이고 무작정 싼값에 공급만 하다가는 재정이 어려워진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제부터라도 물을 아껴쓰는 습성을 길러나가는 것이 도리다. 마침 오늘은 유엔이 정한 세계 물의 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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