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3 총선이 20일도 채 남지 않았다. 우리 나라의 선거전이 치졸하게 이루어진다는 것은 누구나 익히 알고 있지만 이제는 과열을 넘어 기이할 정도이다. 상대방 후보나 당에 대한 흑생비방, 폭로 등 인신 공격성 발언은 이미 선거판의 단골 기본메뉴가 된지 오래이다. 표만 된다면 할말 안할말 가릴 것이 없이 쓰레기 버리듯 뱉어낸다. 마치 너 죽고 나 살자는 막가파식 험담과 비방이 난무하다보니 선거판은 그만 난장판이 되고 말았다.
선거판이 달아오르면서 공당을 자처하는 여야 각 당의 행태 또한 볼만하다. 장군하면 멍군하고 되받아 치는 수순이 절묘할 뿐만 아니라 약발이 잘 받아서 인지 정책대결보다는 지역감정을 부추기거나 조장하여 서로 득을 보려는 나눠먹기식 타협이 가관이다.
어디 그뿐인가. 때로는 당리당략에 의해 때로는 표의 움직임에 따라 어제는 갈라서고 오늘은 손을 잡는다. 영원한 적도 영원한 동지도 없는 정치판에서 적과의 동침을 그리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다보니 여야 할 것이 없이 온통 줄줄이 물고 물리기식으로 엮어져 있다. 한쪽에서 ‘대통령 하야(下野)’를 들먹거리면 다른 쪽에서는 나라 팔아먹은 ‘이완용’을 내세운다.
이대로라면 선거 막판이 걱정된다. 우리의 선거판은 국민들의 뜻과 나라의 미래는 실종되어 찾아 볼 수가 없고 정치꾼들의 싸움질과 검은 속셈으로 뒤덮여 있다. 국민을 볼모로 한 지역패권주의가 잠시 가라앉는가 했더니 이번에는 국가를 담보로 국부 유출론까지 등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쯤 되면 국민들은 정치를 불신하는 차원을 넘어 혐오할 정도가 되어 버렸다.
4.13 총선이 치러지고 난 후의 후유증이 만만치 않을 것 같다. 총선의 승패는 둘째치고 온갖 비방과 폭로, 흑색선전과 지역감정 조장 등이 총망라된 네거티브 선거전 때문에 이미 정국은 사분 오열되었다. 이번에도 정치권은 타협과 화해라는 새로운 길의 선택을 포기하고 갈등과 대립이라는 구태의 길을 다시 걷고 말았다. 정치권이 어떻게 그 뒷감당을 할 것인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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