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사회는 바야흐로 컴퓨터와 인터넷이 세상을 지배하는 사이버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그런가하면 모든 정보를 0과 1이라는 숫자로 바꾸어 처리하는 디지털 개념이 도입되면서 이제까지의 아날로그 문화는 급속하게 디지털 문화로 변모를 거듭하고 있다.
이러한 시대적 흐름은 모든 것을 변화시켰다. 우리의 일상생활에서부터 시작된 변화는 이제 사회의 모든 영역을 송두리째 바꾸어 놓으려 하고 있다. 심지어는 시대의 흐름을 따라 잡다 보니 사람의 의식까지 변하게 된것이다. 이쯤되면 인류가 만들어낸 과학문명이 도리어 인간과 그 시대를 지배하는 꼴이 되고 만 것이다.
이대로라면 인간과 과학문명의 균형이 깨어지고 그 판세가 뒤바뀌는 형국이 도래할 것이며, 이 싸움은 결국‘과학문명과 인간의 충돌’이라는 현대사회의 불치병으로 자리잡을 지도 모를 일이다. 어찌보면 이러한 과학문명과 인간의 역전현상은 우리 스스로가 만들어낸 함정일 수도 있다.
그 동안 사람들은 과학발전에 대한 강한 의지를 불태워 왔고 모든 힘을 그 곳에 쏟아왔다. 그러나 인류가 지나치게 과학문명에 의존한 결과 이제는 인간 본연의 참모습을 잃어가고 있으며 또 다른 방황이 시작되고 있다. 과학문명은 인간에게 편리함이란 햇볕을 선물했지만 인간성의 상실이란 그늘도 함께 드리워 주었다.
18세기 프랑스의 사상가 루소는‘인류의 문제는 세 가지가 있다. 첫째는 인간과 자연의 충돌이고, 둘째는 인간과 인간의 충돌이며, 셋째는 인간과 자아(自我)의 충돌이다’라고 지적하고 있다. 루소는 2백여년전에 이미 오늘날 우리가 현대사회에 겪고 있는 질병을 정확히 진단한 셈이다. 그 질병의 병인(病因)은 다름 아닌 바로‘충돌’인 것이다.
이제는 과학문명이 인류에게 가져다주는 병폐를 직시할 때이다. 자연환경이 급속도로 파괴되어 가고 인간의 윤리의식과 사회도덕은 무너져 내리고 있다. 게다가 한 술 더떠 우리의 인간성이 상실되고 양심이 사라지고 있다. 결국 이러한 병리현상의 주범(主犯)은 과학문명이 아닌 바로 우리 인간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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