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195km의 풀코스를 쉬지 않고 달리는 마라톤에서 인간의 한계는 과연 어디까지일까. 작년 10월 24일 시카고 마라톤대회에서 모로코의 할리드 하누치선수가 2시간05분42초의 경이적인 세계 최고기록을 수립하자 세계 육상계가 던진 질문이다. 하누치가 세운 기록은 98년 9월 베를린 마라톤에서 브라질의 호나우두 다 코스타가 세운 2시간06분5초보다 23초를 앞당긴 것이다.
1년1개월만에 세계기록을 경신한 그는 매 1백m를 평균 17초87에 달린 것으로 나타나 인간 능력의 경외로움에 새삼 경탄을 자아내게 했다. 1백m를 17초에 뛴다는 것은 일반인으로서는 감히 상상조차 하기 어려운 초인적인 기록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세계 마라톤 전문가들은 이런 추세라면 마라톤의 2시간벽 돌파는 전혀 불가능하지 않다는 주장이다. 최적의 날씨와 코스, 그리고 생리학적인 심폐기능, 근육구조등을 완벽하게 만들고 과학적인 주법(走法)만 도입하면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마라톤 기록은 지난 2월 13일 도쿄마라톤에서 이봉주(李鳳柱)가 세운 2시간7분20초가 최고다. 역시 그가 지난 98년 로테르담대회에서 세웠던 기록을 24초 앞당긴 것이다. 아직 5분대에는 못미쳤지만 우리나라가 세계 마라톤 강국중의 하나라는 사실은 분명하다.
전주-군산간 벚꽃마라톤이 지난 9일 등록선수 54명과 하프코스·건강코스 등에 아마추어 1만여명이 출전한 가운데 열렸다. 이날 대회에서 우리고장 출신 형재영(조폐공사)선수가 우승을 차지했으나 기록은 2시간11분39초로 비교적 저조한 편이었다. 세계기록 5분대 진입은 꿈같은 얘기이고 국내 최고기록에도 못미쳤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러나 벚꽃축제와 더불어 국제공인 마라톤경기가 우리 고장에서 처음 열렸고 전국각지에서 아마추어들이 대거 참가했다는 점에서 보람을 느낄만한 행사였다고 할 것이다. 앞으로 이 대회에서 국내최고 세계최고 기록이 나오지 말란 법도 없으니 기대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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