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적으로 일종의 내인성(內因性) 감정장애 현상을 지칭하는 우울증(憂鬱症)이나 조울증(躁鬱症)은 그 증상이 구별된다.‘우울증’은 근심 걱정으로 마음이 항상 우울한 상태인대 반해 ‘조울증’은 상쾌하고 흥분된 상태(躁)와 우울하고 불안한 상태(鬱)가 주기적으로 번갈아 나타나는 증세를 말한다. 하지만 ‘조증’은 ‘울증’처럼 독립해서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많은 정신의학자들은 ‘조증’을 우울증의 부수적 증세로 간주해 흔히 ‘우울증’에 포함시킨다.
재미있는 것은 불멸의 작품을 남긴 예술가 가운데 조울증 환자가 많았고 그들의 명작은 대개 ‘조증’상태에서 만들어졌다는 점이다. 독일의 작곡가 헨델이 1741년 작곡한 종교음악 ‘메시아’도 그가 ‘조증’이었을 때 불과 3일만에 완성한 작품이라고 전해진다. 문인으로는 괴테·발자크·헤밍웨이 등이, 음악가로는 헨델을 비롯하여 슈만·라흐마니노프 등이 조울증 환자로 꼽힌다. 이들이 두뇌회전이 빨라져 생각이 샘솟듯 솟아 오르고 과대망상에 빠져 끝없는 지적(知的)욕구속을 헤메이는 ‘조증’일때 불멸의 명작들을 집필했다는 것은 예술과 정신세계의 조화가 빈말이 아님을 알 수 있게 한다.
그러나 우울증에 걸리면 매사에 흥미를 잃게되고 초조·불안·무기력증 등을 호소하며 심하면 자살충동까지 느끼기 때문에 방심은 금물이다. 우울한 기분이 개선되지 않고 2주이상 계속될 때는 반드시 의사의 진단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통계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5명중 1명이 평생 한번은 우울증에 걸리는 것으로 보고돼 있고 우리나라에서도 전 인구의 5∼10%정도가 일생 한 번 이상 우울증을 경험한다는 것이다.
경제위기를 겪으면서 실직·실업 등으로 정신적 고통을 겪은 직장인이나 부도사태로 파산한 기업인 등이 스트레스를 견디다 못해 우울증 환자로 전락한 경우가 많은 것이 우리 현실이다. 또한 청소년 3명중 1명이 우울증을 앓고 있다는 그야말로 우울한 통계도 있다. 사회적 병리현상만이라도 제거해 나가는 데 힘써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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