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며칠사이에 일어났던 고엽제 피해 월남 참전용사회의 한겨레 신문사 난입사건과 롯데호텔 종업원 노조의 농성현장 강제 해산조치를 놓고 네티즌들 사이에 논란이 분분한 모양이다. 베트남 양민학살 문제를 다룬 기사에 불만을 품고 신문사에 난입한 참전용사들에 대해서는 ‘생과 사의 경계선을 넘나들며 싸워온 용사들의 자존심을 훼손시켰다’는 동정론이 있는가 하면 ‘대명천지에 자기 나라에서도 이런 짓을 하는 사람들이 월남에서는 어쨌겠느냐’는 비판의 소리도 만만치 않은 모양이다.
롯데호텔 종업원 노조의 농성현장을 강제해산한 경찰 조치에 대해서는 법집행에 형평성을 잃었다는 지적이 많은 것 같다. 네티즌들은 사회적으로 ‘힘있는 집단’인 의사들의 폐업에는 백기를 든 정부가 힘없는 노조원들에겐 80년대 군사정부식 탄압을 자행했다고 비난하면서 또다시 등장한 최루탄, 백골단(경찰특공대), 쇠파이프, 오리걸음 시키기등에 대해 분노를 터뜨리고 있다. 실제로 뒤에 TV를 통해 보도된 농성현장의 진압장면은 이러한 네티즌들의 주장을 어느정도 뒷받침해주고 있는 것이 사실이었다. 이 과정에서 임산부를 폭행했고 진압경찰이 객실에서 양주를 꺼내 마셨다는 노조원들의 주장까지 나왔으니 뒤끝이 개운치 못하다. 물론 경찰은 임산부 폭행이나 양주를 마셨다는 노조원들의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면서 조목조목 해명을 하고는 있다. 그러나 치밀하고 전격적이되 가급적 희생을 줄여야 할 경찰진압작전에 어딘지 허점이 있었던 것은 아닌지 묻고 싶다.
노조원들도 마찬가지다. 외국인 투숙객들이 많은 특급호텔 로비에서 농성을 벌이며 라면을 끓여 먹고 고기를 구워 먹었다는 경찰발표는 어떻게 된 것인가. 36층 복도 유리창을 깨고 집기를 길거리로 내던지는 모습도 결코 보기 좋은 것은 아니었다.
국민의 정부들어 시위문화가 평화적으로 정착돼 가고 있다는 것이 그동안의 평가였다. 그런 대전제가 무너져 내리는 것은 아닌지 두렵다. 이기주의도 개인집단과 사회집단간에 차이가 있어야 마땅하다. 붉은 머리띠에 험한 구호, 삭발과 같은 극단적 투쟁은 국민들에게 피곤함만 준다는 사실도 참작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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