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보아도 흠잡을 데 없는 미인이나 동서남북 네 방향으로는 부족하여 그 중간 방향까지 합쳐 팔방으로 뛰어난 사람을 일컬어 우리는 팔방미인(八方美人)이라 한다. 인류역사를 되돌아 볼 때 팔방미인이라 부를 수 있는 기라성 같은 사람들이 있었다.
굳이 꼽아 보라 한다면 고대의 아리스토텔레스가 그러했고, 르네상스 시대에는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여기에 속한다 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나라에서도 그러한 사람을 찾을 수 있다. 바로 다산 정약용인 것이다. 도저히 이해할 수 없을 만큼 방대한 저서와 모든 일에 모르는 것이 없었던 실학자 정약용이 아마 가장 대표적인 팔방미인중 한 사람인 것이다.
이제 시대가 바뀌어 21세기를 맞이한 지금은 팔방미인보다는 한 가지 분야에 뛰어난 사람들이 더욱 빛을 보는 세상이 되었다. 하지만 불과 한 세기 전까지만 해도 그 시대가 팔방미인을 요구해서인지 여러 방면에 뛰어난 팔방미인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의 사회에서는 한 사람이 모든 것을 다 잘하기는 힘든 세상이 되었다. 그만큼 사회가 다원화되고 복잡해졌다는 뜻일 것이다. 어찌 보면 모든 걸 그럭저럭 하기 보다는 하나라도 똑바로, 그리고 제대로 잘하는 것이 요즈음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세상은 디지털 속도로 바뀌어 가고 있는 데 사람은 아날로그로 움직여서는 이 시대를 성공적으로 살아갈 수 없다. 하루하루, 아니 시시각각으로 변화하는 세상을 따라 잡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들이 할 수 없는 것을 할 줄 알아야 한다. 반짝 떠올랐다 사그러드는 유행을 좇는 하루살이 식이나 남들이 하니까 따라 한다는 꽁무니 따르기 식의 안일하고 나태한 사고방식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 세상이 되어 버렸다.
이러한 면을 반영이라도 하듯 요즈음 심심찮게 발표되고 있는 21세기의 유망 직종이나 직업을 살펴보면 종전에는 들어보지도 못한 것들이 허다하다. 이쯤 되면 지금보다도 더욱 ‘좁은 문’을 선택할 수 밖에 없는 세상이 된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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