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고대 춘추전국 시대 일이다. 조(趙) 나라에는 왕족이며 재상인 평원군(平原君)이라는 사람이 살았다. 성품이 어질고 빈객(賓客)을 좋아해 그 수하에는 수천 명 식객(食客)이 있었다.
그런데 진(秦) 나라가 동쪽 여러 나라를 침략해 오고 있었으며 마침내 조나라의 수도인 한단(한鄲)까지 포위하게 이르렀다. 조나라가 사는 길은 강한 초(楚)나라와 연합을 해 진나라의 침략을 막는 길 뿐이었다. 평원군이 그 협상의 사신으로 가게 되었다. 평원군은 식객 가운데 문무를 겸비한 20명을 선발해 데리고 갈 계획이었는데 19명은 뽑았으나 1명을 채우지 못해 고민을 하고 있었다.
그 때 모수(毛遂)라는 사람이 자신을 데려가 달라며 스스로 천거를 하는 것이었다. 모수에게 물었다. “어진 선비의 처세란 마치 주머니 속에 있는 송곳 같아서 저절로 그 끝이 드러나기 마련인데 내 아직 그대 이름을 듣지 못했으니 무슨 능력이 있단 말인가.” 그러자 모수는 큰 소리로 “저는 지금까지 주머니 속으로 들어갈 기회가 없었습니다. 저를 주머니 속으로 넣어 달라는 이야기입니다.” 평원군은 그의 비범함을 깨닫고 그를 데려 갔는데 초왕과 담판을 짓는 결정적인 역할을 해 조나라를 위기에서 구하게 됐다. 이 때부터 모수자천(毛遂自薦)이라는 고사성어가 생겨났다.
그런데 요즘 우리 도내 교육계에서는 교육감 선거를 10여일 앞두고 자기가 ‘모수’라고 자천하고 있는 인사들이 무려 12명이나 된다고 한다. 겉으로 보면 인물풍년 같다. 그러나 그 면면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그렇지만도 않다. 학연과 지연·혈연을 앞세운 후보들이 난립하다 보니 비방과 모략 등 혼탁 과열 양상마저 띠고 있다. 교육감은 어떤 자리보다 학식과 덕망, 높은 도덕성이 요구된다. 정말 이번만은 참신하고 능력있는 교육자가 교육감으로 선출되기를 바란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