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나 기업에 있어서 이름이 갖는 의미는 매우 중요하다. 사람도 마찬가지이겠지만 특히 무한경쟁을 해야하는 기업에 있어서는 회사이름은 곧 바로 상품의 품질과 가치를 보증하는 고유 브랜드와 같다. 우리가 외국 유명회사의 이름이나 상표를 사용할 때 엄청난 로열티를 지불하는 것도 다 이런 연유이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미국의 코카콜라나 포드, 일본의 소니 등과 같은 기업은 브랜드 가치만 수십억달러에 이른다고 한다. 우리의 삼성이나 현대, LG 등도 수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기업 이름은 그만치 기업의 이미지는 물론 기업의 성패가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 때문인지 요즘 새로 창업하는 회사는 그만두고 기존회사들도 새시대에 맞는 새이름으로 기업이름 바꾸기가 붐을 이루고 있다고 한다. 벤처기업에 있어서는 더욱 그렇다. 특히 코스닥에 등록된 기업들의 이름을 보면 실감이 난다. 하나 같이 무슨 닷컴, 텔, 테크, 컴 등 회사이름으로만 보아 여기가 외국인지, 우리나라인지 분간이 안간다.
이렇게 종전 우리말이나 한자(漢字)대신 영문 표기법으로 바꾸는 이유는 신세대에 어필하기 위해, 톡 톡 튀는 기업 이미지를 남기고 싶어, 세련된 감각의 기업을 만들기 위해, 외국업체와 제휴하여서 새분야를 개척하자면, 외국으로 진출하기 위해 등 제 각각이다. 종전의 낡은 틀을 벗어던지자면 그렇게 할 수 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기업들이 너 난 없이 앞 다투어 이름을 영문으로 바꾸는데는 그럴만한 속사정이 있다. 그것은 이름을 영문으로 바꾸어 재미(?)를 보았기 때문이다. 올 봄 모출판사의 경우 회사이름을 영문으로 바꾼 뒤 주식값이 몇배 오른 것은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일이다. 회사는 별 달라진게 없는데 말이다.
하기야 요즘은 아파트 이름도 무슨 벤처텔이라고 해야지 잘 팔리고 돼지 삼겹살집도 ‘삼결살 닷컴’이라고 해야 한다니 웃어야할지 아니면 울어야할지 분간이 안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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