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철이다. 김대통령께서도 잠시 휴가를 갖는다. 연일 각종 매스컴에서는 휴가에 관한 기사로 시끌벅적하고 가정에서는 휴가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그러나 정작 휴가철에 피서를 다녀온 사람치고 휴가가 즐거웠다고 말하는 사람은 적은 반면에 고생을 사서 하고 왔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하는 사람이 대다수를 차지한다. 시설이 잘 되어 있는 휴양지는 적고 사람들이 너무 몰리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가족끼리 오붓한 시간을 갖기가 어려웠을 것이다.
사실 우리에게 휴가란 무엇인가. 매스컴이나 충동에 이끌려 맹목적인 휴가를 떠나기 보다는 휴가를 갖는 목적을 따져볼 필요가 있다. 여름 휴가를 갖는 목적은 무더운 날씨 탓에 있는 것 같다. 날씨가 너무 더워서 능률도 오르지 않고 불쾌지수만 높아가므로 잠시나마 일에서 해방될 필요가 있다. 일주일 정도 온 가족이 잡다한 일을 툭툭 털어버리고 깊은 계곡이나 조용한 해변가를 찾는 것은 분명히 우리의 지친 심신을 단련해주는 좋은 효과를 가져온다.
그러나 날씨를 이유로 휴가를 떠나는 것은 오늘날 더 이상 합리적인 이유가 되지 못한다. 과거와 달리 요즈음은 가정에서도 냉방이 잘 되어 집안에서도 충분히 시원한 여름을 보낼 수 있다. 다만 문제가 되는 것은 주변 환경이다. 늘상 활동하던 곳이 아닌 새로운 환경에서 우리는 보다 생기가 돌 수 있다.
하지만 이것도 마음 먹기에 달렸다. 직장을 떠나서 집으로 피서를 왔다고 생각하면 그만이다. 그리고 생소한 환경보다는 오히려 낯익고 모든 것이 잘 갖추어진 집안이 우리에게 편안과 안식을 제공하기가 더 쉽다.
휴가때 무엇을 할 것인가. 바로 이것이 휴가여행을 떠나고 말고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가 돼야 한다. 어차피 가족과 함께 휴가를 떠난다면 그냥 지나칠 수 없는 것이 있다. 자녀에게 관심 갖기다. 평소 자녀의 생각이나 행동을 면밀히 지켜보고 보살펴줬던 부모라면 몰라도, 그렇지 않다면 휴가중에 한번쯤 생각해 볼만한 사안이다.
휴가후엔 자녀를 부모의 친구집에 며칠 머물게 하여, 다른 가정의 문화와 개성을 배우도록 하는 것도 고려해 볼만하다. 이와는 반대로 친구나 친지의 가족을 초대해 보는 것도 좋다. 어른들끼리 얘기를 주고 받는 것을 보며, 자녀들은 사회성을 키우고 사회를 바라보는 눈을 가지게 될 것이다. 자녀와 가족을 생각하는 여름휴가를 생각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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