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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칼럼] 인터넷에 소외 당하는 사회계층

옛말에 “설움 설움해도 배고픈 설움만한 설움이 없다”라는 말이 있었다. 그러나 다행히 이런 배고픈 설움은 없어진지가 오래되었다. 1962년부터 시작된 경제개발 5개년계획과 1970년에 시작된 새마을운동, 그리고 ‘잘살아 보세!’란 노랫속에 묻혀 우리 주변에서 ‘보릿고개’란 말이 사라져 버렸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이런 경제적 어려움에서 비롯되는 사회적 설움들이 우리주변에서 모두 없어진 것이였을까? 아니다. 배고픈 설움은 모면하고나니, 집없는 설움, 못 배운 설움, 남들처럼 놀러다니지 못한 설움, 자가용없는 설움이 생겨났고 심지어 TV 세탁기 냉장고 피아노 없던 설움 등이 시기를 달리해 있어 왔다.

 

이렇게 보면 ‘사람 사는 세상에는 으레 나름대로 설움이 있기 마련인가 보다’라는 생각을 떨쳐버릴 수가 없다. 물론 국민소득이 1만불을 오르내려 사는 수준도 높아져 있고, 또한 자유민주주의 세상이라서 모든 사람들에게 기회도 균등하게 주어져 있어 언젠가는 나도 그렇게 되겠지 하는 희망과 노력때문에 그 느껴지는 정도도 엷어지고 성격도 변하여 많이 사라지고는 있다. 그래서 이제는 ‘설움’이란 운명론적 어감의 말대신에 사회학적 용어로 ‘상대적 박탈감’이니 ‘사회적 소외감’이니 ‘계층간 갈등’이니 하고 있지만 말이다.

 

그런데 요즈음은 인터넷을 이용 못하는 설움 아니, 소외감속에서 살아야 하는 사람들이 많아져 문제다.

 

얼마전에 발표된 통계를 보면 이렇다. 서울, 대도시 중학생의 집에는 92%내외의 컴퓨터가 있는 반면 도시근교는 48%에 불과하고 시골의 경우는 20%에도 못미친다는 것이다. 초고속인터넷망이 깔려 있는 경우도 서울, 대도시에는 55%, 34%에 달하는 반면 도시근교, 시골은 전무한 실정이라는 것이다. 이렇다 보니 도시지역 학생의 컴퓨터 이용시간은 평균 2∼4시간 인데 비해 도시근교이하 지역은 채 30분이 못되고 있다. 이는 학생을 대상으로 조사된 것에 불과하므로 성인들에 있어 지역간 불균형 현상은 더욱 심할 것이다.

 

이와같은 인터넷이용 격차는 소득, 지식, 연령(노령층), 성별(주부층) 등 다른 사회경제적 차이와 더불어 더욱 커져서 새로운 소외계층 문제를 낳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 왜 인터넷이용 격차가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는가? 다름아닌 인터넷의 사회적 영향력 때문이다. 앞으로 인터넷은 인간의 의식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경제활동을 포함한 생활전반에 작용할 것이다. 따라서 어떤 이유에서건 인터넷을 이용 못한다는 것은 인간이 자신의 삶에 필요한 지식과 정보를 얻고 이를 활용할 기회에 있어서 사회적으로 ‘따돌림당한다’는 것과 같다. 그래서 계층간의 소득격차, 문화격차 문제등을 더욱 심화시켜 사회적 갈등 문제로까지 비화될 수 있다. 이런 우려되는 현상을 정보학자들은 디지털 디바이드(Digital Divide/정보격차-계층간 단절)란 용어로 경고하고 있다.

 

함께 노력만 하면 얼마든지 해결 가능

 

그런데 이러한 우려는 아직 초기단계에 머물고 있다는 느낌이다. 그리고 이는 해결방법에 있어 도로나 철도등 사회기반시설을 건설해 주느냐 마느냐의 투자의지와 같은 문제이고, 이미 치뤄낸 바 있는 문맹퇴치에 있어 주민교육 문제와도 유사하다. 더구나 인터넷인구 즈아에서 보듯 우리 국민은 이 문제에 대한 열망이 매우 높아 있다. 따라서 정부와 사회가 의지를 갖고 투자와 교육에 빨리 손을 쓴다면 얼마든지 해결 가능할 일이다.

 

즉, 당장의 수요나 이익을 떠나 먼 안목으로 농어촌지역까지 인터넷 기반시설을 빨리 확장해 주고 저소득층에 대한 컴퓨터지원을 확대하는 것은 물론 인터넷에 익숙하지 못한 계층에 대한 사회교육 등 지역간, 계층간 인터넷 접속환경과 이용능력을 고르게 높여주는 노력을 기울린다면 해결할 수가 있는 것이다.

 

우리들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많은 시대적 설움을 함께 극복해 왔다. 이제 새롭게 대두되고 있는 인터넷으로부터의 소외계층 문제를 빨리 해결하기 위해 함께 노력하자./ 정태원(한국통신전북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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