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와 월드컵을 공동개최하는 일본은 여전히 가깝고 먼나라다. 일본의 DNP006이라는 랩가수는 치졸하게 한국을 비판하는 가사를 내뱉고 있다. 한국에 대한 일본인의 의식을 적나라하게 보는 듯한 느낌이 든다. 아마도 국민감정을 과민하게 반응하여 나타난 노랫말이라고 생각된다.
일본은 패전 이후의 역사관을 ‘자학사관’이라 비판하고 ‘민족에 따라 역사는 다른 것이 당연하다’는 이른바 제멋대로의 ‘자유주의 사관’을 전개하고 있다. 일본의 민족주의자들은 급속하게 성장한 경제력을 바탕으로 이미 역사적 과오로 평가되고 있는 제국주의 과거사를 다시 부각시키고 있다.
일본 문부성에 검정의뢰된 역사교과서의 내용을 살펴보면 주변 국가들의 분통이 터지지 않을 수 없다. 정식교과서가 된 것은 아니지만 이른바 일왕에 대한 충성을 강조하는 황국사관에 맞춘 광고물 같다. 우리나라를 침탈한 것에 대해 ‘동아시아를 안정시키는 정책으로 구미열강의 지지를 받았으며 원칙에 따라 합법적으로 이루어졌다’고 기술하여 강제합병 자체를 부인하고 있다. 여기에 ‘대동아 전쟁’을 동남아, 인도, 아프리카의 독립에 대한 꿈과 용기를 복돋워준 유색인종국가의 백인제국에 대한 합당한 침략전쟁으로 미화되고 있다.
우리역사의 기원을 설명하는 대목에서는 최초의 고대국가인 ‘고조선’을 뺀채 ‘한군현’을 처음에 등장시켜 우리역사의 상한선을 끌어내리고 있다. 그리고 ‘조선’을 ‘이씨조선’이나 ‘이조’로 표기해 일제가 식민통치를 합리화하기 위해 만든 용어를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82년 역사교과서 사건이후 우리 정부와 학계의 노력으로 과거에 비해선 객관적인 서술이 어느정도 늘어났으나 아직도 제국주의 사관을 드러내고 있다. 특히 일본군위안부에 관해선 범죄행위의 책임문제는 언급하지 않은 채 ‘젊은 여성들이 위안부로 전쟁터에 보내졌다’고만 간단하게 처리하고 있다.
물론 각국의 교육주권은 존중돼야 하지만 그 주권행사가 자국 이익만 추구하거나 왜곡된다면 물의가 일어날 수 밖에 없다. 올림픽에서 일본만은 이겨야한다는 것이 피해받은 우리의 솔직한 감정 표현이다. 이번 일본 방문에서 김대통령이 국민감정에 어떻게 대응했는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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