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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일본 국회에서 있었던 일

한족 눈을 실명(失明)해 장애를 가진 한의원이 상대 당을 신랄히 비판했다. 그러자 반론에 나선 상대 당 의원이 ‘눈도 잘 보이지 않는 주제에…’ 운운하며 인신공격성 발언을 했다. 장내가 소란해지고 욕설과 고함이 난무했지만 정작 장본인은 보충 발언을 통해 한 마디만 한다.

 

 ‘일목요연(一目瞭然)’. 한번만 보고도 다 알수 있다’는 말을 ‘한쪽 눈으로도 다 알수 있다’고 되받아친 이 위트야말로 얼마나 정중하면서도 멋있는 반론인가. 의회는 본래 말하는 곳이다. 민주주의의 본고장인 영국에서는 의회정치를 ‘말에 의한 정치’라고 정의하고 있다.

 

그만큼 정치인은 말을 잘 해야 한다. 그러나 의회에서의 발언은 간단명료하되 정곡을 찌르는 구체성이 있어야 한다. 할 말 못할 말을 가릴줄 아는 절제와 품위유지도 필요하다. 속말로 목소리 크고 흥분 잘 한다고 다 잘 하는 것이 아니다.

 

지난번 국회에서 한 남성의원이 여성의원에서 ‘싸가지 없는 X’이라고 욕설을 해 물의를 빚더니 엊그제 국감장에서는 여야의원끼리 ‘이XX’ ‘저XX’를 주고받는 등 또한번 추태를 연출했다. ‘말의 정치’대신 ‘욕설의 정치’가 난무하는 국회의 모습에 국민들이 이맛살을 찌푸리고 있다.

 

그런데 어제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도 그런 추태(?)가 또 연출됐다. ‘대통령이 노벨상을 타기 위해 돈을 얼마나 갖다 줬느냐’는 한 야당의원의 발언이 그것이다. 이런수준의 질의라면 오히려 욕설보다 더 한 저질이 아닐 수 없다.

 

외국인들이 볼땐 바로 ‘제 얼굴에 침뱉기’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다. 마침 이만섭(李萬燮)국회의장이 자질미달 의원을 체크했다가 그 명단을 공개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나섰다.

 

적당한 시기가 되면 그 명단을 발표하여 ‘이런 사람은 뽑지 말아달라’고 국민들에게 호소할 생각까지 갖고 있다니 단단히 작심을 한 모양이다. 어쩌다가 우리 국히가 의장이 회초리를 들어야 할 지경에까지 이르렀는가.

 

한심하고 답답한 노릇이 아닐 수 없다. 하긴 그렇게라도 해야 유권자들이 옐로카드를 내미는 일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을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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