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혁명과 과학문명에 힘입어 자본주의가 만개(滿開)함으로써 인류의 생활이 풍요로워지기는 했으나 그로인해 파생된 물질만능주의는 인간성 파괴와 전통적 가치관의 붕괴를 불러와 사람살이가 되레 각박해지고 있는 느낌이다.
‘아담과 이브’나 ‘단군신앙’에서 보듯이 인간세상이 열린것은 부부라는 존재의 확인에서 출발하건데 자본주의가 발전하면 할수록 부부의 도(道)는 정비례하여 땅에 떨어지고 걸핏하면 이혼으로 현실도피를 감행(?)하고 있으니 장차 우리 사회가 어떻게 될지 참으로 걱정이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혼인과 이혼에 관한 통계조사 자료에 따르면 작년한해동안 결혼건수는 33만4천쌍, 이혼건수는 12만상으로 하루 평균 9백15쌍이 결혼하고 3백29쌍이 이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단순 백분율로 환산하면 무려 36%선에 육박하는 것으로 미국의 이혼율 50%와 영국의 이혼율 40%에 크게 뒤지지 않은 수치를 보이고 있다.
더구나 인구 1천명당 이혼한 부부의 비율인 ‘조이혼율’은 우리나라가 2.5건으로 대만의 2.2건과 일본의 2.0건을 앞질러 불명예스러운 아시아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이혼으로 인한 사회적 폐단이 곳곳에서 발생하고 특히 연간 10만명에 이르는 아이들이 본인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낯선 환경으로 내몰리는 심각한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서울시립아동상담소가 지난해 보호아동의 문제요인을 분석한 결과 부모의 사망으로 인해 입소한 의미의 고아는 불과 2.5%에 지나지 않고 나머지는 부모의 이혼과 별거·재혼등으로 맡겨진 아이들이었다고 한다.
경남 창원에서 시작돼 일부 시·도민들이 참여, 올해로 7년째를 맞는 가칭 ‘부부의 날’(5월 21일)을 국가기념일로 제정하자는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빈민층 청소년을 상대로 선도활동을 벌이던 권재도목사의 제안으로 시작된 부부의 날 제정운동은 공동대표를 맡은 권영상변호사가 국회에 청원서를 낸데 이어 민주당 김중권대표와 한나라당 이회창총재를 만나면서 더욱 구체화되고 있다. 가정해체 현상이 얼마나 심각했으면 ‘부부의 날’까지 제정하자고 나섰겠는가를 생각하면 한없이 마음이 무거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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