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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最惡의 정치인?



 

정치인을 평가하는 경구(警句)에 이런 말이 있다. ‘정치가는 다음 세대를 생각하고 정치꾼은 다음 선거를 생각한다’-. ‘정치가’는 당리당략보다 국가 장래를 내다보는 큰 틀의 정치를 하는대신 ‘정치꾼’은 국가보다는 자신의 명리(名利)나 파당의 이익에 더 집착하는 소아병적 행태를 두고 한 말이다.

 

정치인의 속성을 꼬집은 말로 소련 공산당 서기장이었던 후르시스쵸의 익살은 유명하다. 미국을 방문한 그에게 한 기자가 정치인의 역할에 대해 묻자 그는 ‘정친인이란 공산주의국가나 민주주의국가나 똑같다’고 전제하면서 ‘강이 없는 곳에도 다리를 놓겠다고 허풍을 떠는게 정치인’이라고 꼬집었다.

 

‘호랑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던 프랑스의 정치가 클레망소 얘기도 있다. 후배 정치인이 그에게 물었다. “당신이 알고 있는 가장 나쁜 정치가는 누구인가?”이에 대해 만년의 그는 “최악의 정치가를 정하기는 매우 어렵다. ‘이 친구야말로 최악’이라고 점찍는 그 순간 그 보다 더 나쁜 친구가 반드시 나타나니까…”라고 대답했다. 물론 말쟁이의 우스개 소리에 불과 하겠지만 이 말속에는 촌철상인(寸鐵殺人)과도 같은 해학이 번뜩인다.

 

당내 소장파 의원들의 정풍(整風)요구로 촉발된 민주당 내분사태가 어제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주재한 최고위원회의를 고비로 수습국면에 들어선 것으로 보인다. 김대통령이 최고위원회의 기능을 보강하는등 국정쇄신을 위한 복안을 기자회견을 통해 밝히겠다고 했으므로 앞으로 귀추가 주목된다. 하지만 소장파 성명 발표를 둘러싸고 갈등을 빚었던 정균환(鄭均桓)총재특보단장과 정동영(鄭東泳)의원간의 ‘거짓말 공방’은 정특보단장이 ‘정치인의 신의’문제를 다시 거론하고 나섬으로써 논쟁의 불씨가 되살아 나는 느낌이다. 여기에 김민석(金民錫)의원까지 가세하여 윤리위소집주장까지 나오고 있으니 어떤 식으로든 매듭을 짓긴 지어야 할 모양이다.

 

논쟁의 중심에 있는 의원 두 명이 하필 우리도 출신이란 점이 안타깝긴 하지만 차제에 타깃이 되고 있는 ‘당내 최악의 정치인’과 ‘그 보다 나쁜 정치꾼’은 과연 누구인지 지하의 클레망소에게라도 물러봐야 하는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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