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나 지금이나 날씨만큼 인간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것도 드물다. 날씨가 좋으면 좋은대로, 나쁘면 나쁜대로 그때 그때 자연이 주는 일기변화에 적응하며 삶의 방식을 좀 더 낫게 발전시켜 온게 인류의 역사다.
그런만큼 인간은 하늘이 어떤 조화를 부릴지를 미리 알고 이에 대비하는 지혜를 터득하는데 끊임없이 노력해 왔다. 가령 개구리가 울거나 개미가 떼를 지어 이동하면 비가 온다거나, 종달새가 시끄럽게 지저귀면 맑은 날씨가 계속된다고 예측하는 것이 그것들이다.
밤에 달무리가 붉게 물들면 비가 올것으로 내다보고 농부들이 논의 물꼬를 손질하는 것도 다 이런 경험칙에서다. 그러나 첨단과학 시대라는 지금도 기상이변에 대해서는 속수무책이다. 생물계의 미물들도 본능적으로 반응을 보이는 것이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인류가 아직도 이를 완벽하게 극복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엘니뇨 현장이 사라졌다고 기상학계가 선언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 지구촌 곳곳에서 여전히 기상이변이 극성이다. 인도와 미국 남부에서는 때아닌 홍수로 비상사태까지 선포할 정도로 막대한 인명과 재산피해를 내고 있으며 우리나라를 비롯한 아시아 일부 국가에서는 가뭄 피해가 늘어나고 있다.
특히 우리의 경우 벌써 넉달째 비 다운 비 한번 내리지 않아 밭작물이 타 들어가고 저수지가 바닥을 드러내는등 심각한 재난을 겪고 있다. 섬지방이나 도시 고지대에서는 먹는 물과 생활용수마저 부족해 주민들의 고통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지난 96년이래 홍수와 가뭄이 번갈아 들면서 큰 손실을 입히고 있음에도 근본적 재난방지 대책을 세우지 못한 정부를 원망하는 소리도 높다.
하지만 지금의 가뭄도 따지고 보면 천재(天災)다. 하늘이 비를 내리지 않는데 인간의 힘으로 어쩌랴. 정부가 인력과 장비를 총동원하여 가뭄 극복작전에 나섰고 농민돕기운동도 불이 붙었다. 작은 정성이라도 모두가 나서면 큰 힘이 된다. 속담에 ‘3년 대한(大旱)에 장마없을때 없다’고 했다. 장마전선이 다음주 쯤이면 북상한다고 하니 그때까지 잘 참고 견디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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