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음이 우거져 새소리 들리고 시원한 계곡이 그리워지는 한여름이면 붐비는 도심을 벗어나 자연으로 눈길과 발길을 돌려보는 것도 삶의 여유를 찾는 한 방법이라 할 수 있다.
특히 통나무집이 멀리 보이는 숲속 오솔길을 따라 걷다보면 솔내음과 풀내음, 그리고 흙내음이 코끝을 자극하며 상쾌한 기분이 머리끝까지 시원하게 해준다. 찜통더위를 피하고 스트레스를 푸는 데에는 냉방장치보다는 자연의 삼림욕이 그만이다.
우리가 숲속을 거닐며 삼림욕을 즐길 때 심신의 피로와 스트레스를 해소하게 해주는 것은 울창한 나무들이 내뿜는 피톤치드(Phytoncide)라는 휘발성 향기물질 때문이다. 숲속에서 들이 마시는 공기의 신선함의 비밀과 그 비밀의 문을 열어주는 열쇠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피톤치드이다.
피톤치드는 식물을 의미하는 피톤(Phyton)과 다른 생물을 죽인다는 뜻의 치드(Cide)가 합성된 말이다. 피톤치드는 어떤 특정한 화학성분을 지칭하는 단어라기보다는 숲의 식물이 만들어 내는 살균성질을 가진 모든 화합물을 총칭하는 것으로 인간에게 생기를 주는 물질을 말하며 그 주성분은 바로 테르펜이라는 화학물질이다.
숲속의 향긋한 냄새는 이 테르펜이 공기 중에 휘발하면서 나는 것이다. 흔히 산에서 소나무 가지를 꺾거나 솔잎을 문지를 때 나는 냄새가 바로 이것이다. 이 피톤치드는 인체의 심폐기능을 강화시켜 기관지 천식과 폐결핵 치료에 도움을 주며 피부를 소염하고 소독하는 약리작용도 하고 정신의 피로를 씻어 주는 데에도 탁월한 효과가 있다고 한다.
어찌 보면 숲속에서 하는 삼림욕은 신선한 공기, 깨끗한 물, 숲속의 향기를 즐기면서 사람의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해주는 일석사조의 효과가 있는 것이다. 조금의 넉넉함을 가지고 일상을 벗어나 가벼운 신발과 옷차림으로 숲속의 오솔길과 산막을 찾아 떠나봄직한 때이다.
우리 고장에도 고산, 덕유산, 운장산, 와룡, 회문산 등에 자연휴양림을 만들어 삼림욕을 즐길 수 있는 곳이 많이 개발되어 있다. 하지만 보다 많은 사람들의 좀더 쾌적한 레저와 휴양을 위해 각종 편의시설과 환경보호 시설을 보완하고 정비해야 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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