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심좋고 여유있던 예전의 전북인 모습이 차츰 자취를 감춰가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산업화의 역기능이 우리 사회 전반을 뒤덮고 있어 전북도 예외가 아니겠지만 그간 지역사회에서 생겨난 일들을 바라다 보면 참으로 한심하다는 생각이 든다.
바삐 살아가는 현대산업사회에서 남의 일 간섭할 시간도 없을 터인데 부질없이 남을 중상모략하거나 발목을 잡고 깎아내리기를 일삼는다면 그 사회는 건강성이 이미 해쳐져 발전을 기대할 수 없다.
농경사회가 주류를 형성했을때만해도 우리 전북은 타 지역에 비해 의식이 족해 여유가 있었고 그 덕으로 예향으로 발전해 나갈 수가 있었다. 그러나 국가발전 과정에서 산업화가 미진해 소득이 뒤쳐지면서 예전 자랑꺼리로 내세웠던 전북의 인심마저 무너져 내리고 있어 걱정이 앞선다.
오래전 민간사회단체가 앞장서 남 칭찬하기 운동까지 펼친 적이 있었지만 한낱 캠페인성 구호로만 그친 적이 있다. 오죽했으면 투서 안하기 중상 모략안하기등 우리 공동체 안녕을 해치는 병인을 제거하기 위해 각급 기관단체까지 발벗고 나서 캠페인도 벌여봤지만 별반 성과는 거두지 못했다.
민주사회는 공정한 경쟁의 틀 속에서 발전해 가는 정치체계다. 부의 획득도 정당한 절차와 방법을 통해서 얻은 것이라면 전혀 터부시 해야할 입장이 아니라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 주변을 살펴보면 마치 돈 많이 벌어 놓은 것이 무슨 부정이라도 해서 모은 것으로 착각, 폄하시킬려는 잘못된 풍토가 싹터 있다는 것이다.
우선 사회적 환원 문제는 차치하더라도 개인이 재산을 많이 갖고 있다는 것을 놓고 왈가왈부하는 것은 분명 잘못됐다는 것이다. 사회환원 문제는 본인의 철학과 가치관에따라 행할 문제이지 그 자체를 여론이란 이름으로 강제할 수 는 없다고 본다.
정당하게 세금내고 번 돈 가지고서 사회에 기여하느니 마느니 하는 논란을 벌이는 것 자체도 무모한 것이 아닐까.그렇다고 가진 사람들이 전혀 사회적 기여를 하지 않은 것도 아닌데 이를 술안주꺼리마냥 입줄에 오르 내리게 하는 것은 바로 잡아야 할 점이다.
준조세란 말이 있듯 보이지 않은 곳에서 세금보다 더 많은 기여를 하는 대목은 일반에게는 얼마든지 안 알려질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사업가 중에서는 차라리 재산을 정리해서 서울등 외지로 떠나가는 사례들도 있다.
고향에 있으면 이 눈치 저 눈치 다 살펴야 하기 때문에 오히려 사업하는 것보다 더 피곤해 떠나간다는 것이다.가진자들에 대한 맹목적적인 배타심과 폄하는 사회적 건강성 확보 측면에서도 경계돼야 할 대목이다.
전북 출신으로 검찰에서 고위직을 지냈던 분의 이야기가 떠오른다.여러지역에서 근무한 덕으로 지역별 주민들의 특성을 잘 비교 파악했다는 생각이 들어 소개를 해보면 전남 사람들은 매사에 비판적이면서도 긍정적인 면이 강하다는 것이다.
경상도 사람들도 적극적이고 대안을 갖고 문제를 접근하고 있다는 것이다.그러나 전북 사람들은 비판적이지도 못하고 매사에 자신감이 결여된 상태에서 소극적 자세를 취한다는 것이다.
이분의 지적은 전북인들을 절대로 깎아 내릴려고 한 것이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물론 전체를 한마디로 평가하기는 어렵겠지만 귀담아 들어야 할 충고가 아닌가 여겨진다.
인재키우기만해도 그렇다. 정작 누구를 어떻게 밀어주고 키워줄 것인가에 대해서는 소극적이고 회의적이며 답이 없다. 구체적으로 누굴 키울 것인가에 대한 활발한 논의와 공감대 형성없이 일방적으로 외치다보니까 결국 공허한 메아리 짓만 됐다는 것이다.
인재키우기는 학연과 혈연 지연에 얽매일 필요가 없다.전북에도 지금 각 분야에서 활발하게 뛰고 있는 인재들이 많다.정치권만 쳐다볼 필요는 없다.
학계나 문화예술계 언론계 경제계등에서도 나홀로 정신을 발휘해가며 땀흘리고 있는 숫자가 부지기 수다.이들을 단순히 학연이 다르다는 한가지 이유만으로 깎아 내려서는 안된다.나무위에다 올려 놓고 흔들어 대서도 안될 것이고 나이가 적다는 이유로 건방지다고 평가해서도 안된다.
예전에는 나이도 벼슬이란 말이 있었지만 지금은 상황이 바뀌었다.추진력이 강하고 가슴이 따뜻하고 머리가 차가운 사람이라면 지역에서 얼마든지 인재로 키워 나가는 풍토조성이 그립기만 할 뿐이다.
/ 백성일 (본사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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