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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성일칼럼] 금권선거는 막아야 된다

6·13 지방선거가 3개월 앞으로 다가섰다. 벌써부터 입지자들이 돈과 향응을 제공하는 타락 혼탁 선거 조짐이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돈 안쓰는 깨끗한 선거풍토를 조성하겠다고 선관위가 방침을 천명하고 나섰지만 자칫 공념불이 돼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해서 걱정이 앞선다.

아무리 사회적 감시견 역할이 강하다해도 당사자들이 실천에 옮기지 않으면 구두선으로 그칠 수밖에 없다. 입지자 쪽에서 보면 유권자들이 돈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돈을 쓸 수밖에 없다는 논리다.

좋은 정책과 대안을 제시해도 돈을 주지 않으면 표로 연결되지 않기 때문에 돈을 쓸 수 밖에 없다고 입지자들은 볼멘소리를 한다.

항간에는 농수축협장 선거와 줄서기식 선거문화가 돈선거의 장을 만들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다.이 때문에 유권자들이 돈에 대한 면역력이 강해져 단가도 이만 저만한 것이 아니라 예전보다 엄청나게 높아졌다는 것이다.

어느 선거에 나가려면 ‘몇당몇락’이라는 말이 널리 퍼져 있다. 한마디로 돈 아니면 선거를 치를 수 없다는 얘기가 정석처럼 돼있다.

이 같은 현실적 상황에서 돈을 써서 당선된 사람들은 분명 본전을 뽑기 위해 이권과 인사에 개입할 것은 불문가지다. 종국에는 자기 손해보는 줄 모르고 우선 나하고는 무관한 오불관언(吾不關焉)쯤으로 치부하며 돈 받기에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는 게 문제의 핵심이다.

최근 각종 게이트가 잇달아 발생, 온 나라가 몸서리치고 있는 판에 선거를 앞두고 또다시 돈선거 움직임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는 것은 걱정거리가 아닐 수 없다.

선거 때만 되면 모두가 이성을 잃고 감성으로 빠져버린다는데 더 큰 문제가 있다. 가장 이성적인 판단행위가 선거인데 너나할 것 없이 자기감정에 얽매여 선거판에 몰입하고 있지 않은가.

그간 지위고하와 재산유무를 떠나 모두가 연고주의에 묶여 선거를 그르치고 만 경우가 허다했다. 지연 혈연 학연의 포로가 돼 후보의 인물됨에 대한 평가는 처음부터 안중에 없고 지역감정에 휩싸여 마구잡이 식으로 표를 던졌지 않았던가.

이런 사회적 분위기가 확산돼 있는 한 돈선거는 원천적으로 차단시킬 방법이 없다. 설령 돈쓰다 걸려도 자신의 잘못은 생각지도 않고 여당이 아니고 재수가 없어 단속되는 것으로 이해하려는 법감정도 무시할 수 없는 현실이다.

선관위가 이번 대선 때부터 선거완전공영제를 검토하고 있지만 유권자들의 이중적 의식구조가 개혁되지 않는 한 이번 선거도 돈선거가 될 것은 명약관화한 일이다.

돈주고 받는 것이 민주주의를 팔아먹고 나라 망할 일로 인식해서 모두가 감시자 역할에 나서지 않는 한 해결방법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누이 좋고 매부 좋다는식의 사회적 인식이 팽배해 있는 한 돈주고 받는 방식과 수법만 오히려 교묘해 질 수밖에 없다.

부정 선거단속도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다. 선관위가 감시의 칼날을 세운다고 하지만 인력과 장비가 현실적으로 턱없이 부족해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모든 것이 법만으로 해결 될 수 없지 않은가. 법과 단속은 민주적 기본질서유지를 위해 최소한으로 그칠 수밖에 없다.

특히 예전보다 선거가 많아지면서 일명 선거꾼들도 지역마다 늘고 있다. 선거 브로커들이 마치 직업처럼 돼 입지자들한테 돈을 쓰도록 부추키고 있다. 선거철만 되면 메뚜기 떼처럼 나타나 과열 혼탁 선거를 부채질하고 있다.

이들은 입지자들의 심리적 약점을 교묘히 활용해가며 마타도어와 흑색선전을 만들어 내기 때문에 입지자들은 악어와 악어새 관계를 유지해 나갈 수밖에 없다.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브로커들에게 돈을 주도록 돼있다. 브로커가 직업처럼 돼있어 주는 액수도 만만치 않다는 것이다. 브로커들은 쌈을 부채질해야만 자신들의 존재의의가 부각되기 때문에 선거판을 달구게 돼있다.

금년은 바야흐로 선거의 해다. 지선을 필두로 교육위원선거·국회의원 보궐선거, 대선으로 선거가 이어지기 때문에 선거만 치러야할 상황이다. 자칫 돈선거판이 계속 이어진다면 나라의 장래는 암울하게 된다.

제아무리 제갈공명마냥 능력이 출중해도 돈을 써서 당선되려는 사람은 국가장래를 위해서도 낙선시켜야 된다. 이 길만이 위기를 맞고 있는 국가를 구해낼 수 있는 방안이기 때문이다.

자질이 부족한 사람을 충동질해서 선거직에 나가도록 부추기는 것도 결국 돈이나 쓰고 떨어져 버리라는 꼴밖에 안되기 때문에 혹세무민에 놀아나서도 안되겠다.    

 

 

 

/ 본보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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