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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성일칼럼] 公薦률 공정하게

황사로 봄을 도둑 맞은 기분이다. 희뿌연 황사먼지로 태양을 가려서인지 시정거리도 짧다.

요즘 황사날씨마냥 광역과 기초단체장 공천을 놓고 시계가 불투명 한 가운데 도내 곳곳에서 파열음이 나고 있다. 예나 지금이나 정당공천이라는 것이 다람쥐 쳇바퀴 돌듯 말만 공천이지 위원장들의 전유물로 사천형태를 벗지 못해 왔다. 정치개혁 정당민주화를 외쳐대고 있지만 도내 민주당의 공천과정을 들여다 보면 한심하다는 생각이 든다.

지사 경선 방식을 확정짓지 못하고 한달 이상 말씨름만 벌이고 있다. 처음부터 국민경선제로 방향을 잡고 나섰더라면 귀중한 시간을 낭비하지 않고 공정한 게임 룰을 만들었을 것이다.

그러나 양측이 제도도입에 따른 유·불리만 따지는 샅바싸움에 매달리다 보니까 타협점을 찾지못해 도민들에게 실망만 안겨주고 있다. 도민을 두렵게 생각지 않고 자신들의 정치적 이익만을 구할려는 자만심 정도로 비춰지고 있어 냉소를 금할 수가 없다.

손바닥 하나로 하늘을 가릴 수 없는 것처럼 힘의 논리로 밀어부쳐서는 안될 것이고 반드시 공정한 경쟁의 틀을 만들어야 한다.

민주당이 행여 지역정서만 믿고서 이번 선거를 치르겠다는 생각을 가져서는 자칫 큰 코 다칠 수가 있다. 국민경선제 실시로 당지지도가 상승하긴 했지만 민심이 예전 같지 않기 때문이다.

전주를 시발로 순창 남원시장 민주당 후보가 추대 또는 경선에 의해 결정됐다. 나머지 11개 시.군도 잇달아 후보가 선출될 예정이다.

하지만 짜고치는 고스톱 마냥 위원장이 특정인을 사전에 내락해 놓고서 경선이라는 형식을 빌어 후보를 확정하려는 움직임이 대두되면서 입지자들의 반발도 거세지고 있다. 경선이라는 시대적 흐름을 저버릴 수가 없기 때문에 과거 선정위원 방식을 지양하는 대신 당원과 대의원 숫자를 늘려 잡아 경선을 치르고 있다.

이 방식은 과거에 비해 개선된 것이지만 이미 위원장 영향력하에 있는 당원들로 구성된 것이기 때문에 무늬만 상향식공천 형태를 갖춘 것이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이 때문에 입지자들 가운데는 공정성에 문제가 있다면서 굳이 들러리로 설 필요가 없지 않느냐며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고 나섰다.

지난 단체장 선거에서 공천 탈락자들이 무소속으로 대거 당선된 사례도 있기 때문에 현역들은 공천이 여의치 않을 경우 여차하면 이꼴 저꼴 안보고 속편하게 무소속으로 나선다는 전략이다.

특히 현역들은 임기내내 자기 돈 안써가며 선거운동을 해와 조직을 사전에 탄탄하게 다져 놓았기 때문에 과거처럼 여당 공천 받기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물론 아직도 여당 프리미엄이 어느 정도 남아 있고 지역정서상 민주당에 대한 알파요인이 있어 가급적 당공천 받기를 희망하는 것을 무시할 수는 없다.

그러나 위원장이 2년후 닥칠 자신의 국회의원 선거만을 의식해서 미리부터 후보를 자신의 영향권 안에 넣어두겠다는 의중을 갖고 사전포석의 하나로 불공정 경선을 벌인다면 결과는 명약관화할 것이다.자만심이 자칫 큰 화를 불러 올 수 있기 때문이다.

花無十日紅이요 權不十年이라는 말이 있다. 시대가 어느 쪽으로 변해가고 있는 줄도 모르고 天上天下唯我獨尊식으로 공천권을 자신의 손바닥 안에서 공깃돌 가지고 놀듯 하겠다는 발상은 대세를 거스르는 것밖에 안 된다.

지난 16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선수가 하나씩 보태진 선량들은 도민들이 현재 바라고 있는 진정한 뜻이 뭣인지를 깊게 헤아려 공정한 경선이 이뤄지도록 노력해야 한다. 단순히 養虎遺患만 의식해서 불공정한 경선을 벌인다거나 2년후 국회의원 당선만을 또다시 노리기 위해 입에 맞는 사람을 공천자로 결정한다면 예측불허의 결과가 안겨질 것이다.

지난달 31일 익산실내체육관에서 실시한 민주당 대선 경선 결과가 얼마나 절묘하게 만들어 낸 작품이었는지를 다시 한번 반추해봐야 할 것이다. 황금분할을 해 놓을 정도로 도민들의 정치적 수준이 향상되었다는 사실도 잊어서는 안 된다.     

 

 

/ 본보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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