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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성일칼럼] 大河는 적은 물이 이룬다

 살아서 천년 죽어서 천년을 산다는 주목이 뿌리째 뽑혀 나갔다.지리산과 덕유산의 아름드리 원시림도 힘없이 무너졌다.

태풍 루사가 할퀴고간 상처가 엄청났다.마치 전쟁터를 연상케 할 정도로 상흔이 누더기 옷마냥 덕지덕지 널려 있다. 화려한 금수강산이 갈기갈기 찢겨져 옛 모습은 찾을 길조차 없다.대자연의 위력 앞에 인간 능력이 한계를 드러내고 말았다.

인공위성을 쏘아 올리고 컴퓨터를 발명해 마치 신의 영역에까지 도전해 버릴 것 같은 인간의 자만심이 여지없이 무너지고 말았다.과학의 이름으로 과대 포장돼 자연에 덤벼 들었던 인간의 무모함이 무릎을 꿇고 만 것이다.

하루밤 사이 태풍 루사는 도내에서만 15명의 귀중한 생명과 3545억원의 재산을 앗아가 버렸다.

법 없이도 살 착하디 착한 우리 이웃에게 엄청난 시련과 고통만 안겨줬다.기온이 뚝 떨어지면서 집밖에서 잠자리를 하고 있는 수재민은 복구의 손길이 제대로 미치지 못해 엄청난 고통을 겪고 있다.

자연앞에 한없이 무력한 인간

조금만 더워도 덥다고 조금만 추워도 춥다고 아우성치고 볼멘소리하는 인간들에게 자연이 보내는 충고의 메시지가 아니였을까.기쁠때는 한없이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슬플때는 자신만 온갖 이 세상 고통을 껴안은 양 천방지축대며 경솔함을 내 보이던 우리 자신들에게 보낸 경고음이 루사가 아니었던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일상속에서 모순덩어리로 가득차 있는 자신은 모른채 남의 흉 보기만 바쁘다.자신의 잘못은 없고 모두가 남의 탓으로만 돌리고 만다.남의 잘못에 대해서는 준엄하고 왠지 자신들에게는 관대한지 모르겠다.너무 기쁘다고 기뻐할 일도 아니고 너무 슬프다고 슬퍼할 일이 아닐텐데...

결국 인간지사 새옹지마로 귀결될 판인데 자기만 잘났다고 목소리 키워봤자 무슨 소용 있겠는가. 모두가 어리석음을 깨닫지 못한데서 비롯된 것이다.우리 사회는 혼돈속으로 빠져들고 있다.힘이 무작정 정의로 통하고 있으니까 말이다.

개인간이나 조직에서 힘의 뒷받침 없이는 정의를 내세울 수 없다.참으로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생존을 위해 정의도 아닌 것을 바른 일이라고 외치고 있다.

우리 정치권의 정의 기준도 숫자놀음 밖에 안하고 있어 제대로 돌아갈리 만무하다.오직 밀어부치기식 밖에 없다.다수결 원칙이 있지만 절대적일 순 없다. 정치는 대화와 타협의 산물이어야 한다.소수의 의견이 옳아 존중해야 마땅할 때도 얼마든지 있다.

당리당략에 따라 무조건 힘으로 밀어부치겠다는 발상은 잘못을 범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대선을 앞두고 흑 아니면 백식으로 이분법적 사고에 의해 해법을 찾을려고 몸부림치는 것은 불행이 아닐 수 없다.당선만 되면 모든 것이 끝난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루사는 많은 상처를 남기고 지나갔다.자연계의 이치상 태풍은 계속 이어질 수 밖에 없다.태풍 루사로 인해 얻은 교훈도 많다. 워낙 망각을 잘하는 백성이지만 엄청난 댓가를 치른 만큼 교훈으로 삼아야 할 것은 삼아야겠다. 나하고 상관 없는 오불관언쯤으로 치부해 버리면 필요없는 말이다.

나와 직접 상관되는 일로 받아들이는 겸허한 자세가 중요하다.수재민들만이 당하는 고통으로 받아 들여서는 안된다.어려운때일수록 인보상조의 미덕을 발휘해야 한다.남아 도는 만큼 수재민들 한테는 부족하다.불행을 당한 수재민도 행복하게 살아야 할 권리가 있다.

수재민들 고통 다함께 나눠야

월드겁 4강 신화를 창조하고 난지 불과 얼마 안돼 발생한 고통이라 더 큰 힘을 보태 헤쳐 나가야 한다.말과 구호로만 선진 한국을 창조할 수 없다.백마디의 말보다 실천으로 옮기는 행동하는 양심이 필요한 때다.남의 불행을 자신의 불행으로 받아 들이는 의식의 대전환이 아쉽다.

우리는 월드컵을 통해 얻어진 국민적 역량을 이처럼 어려움을 극복할때 사용하면 된다.누구에게나 재난은 닥쳐 올 수 있다.

예고되지 않은 자연재해이기 때문에 지금은 복구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우리는 금모으기운동등을 통해 단기간내에 환란을 극복 한 경험을 갖고 있지 않던가.냄비근성을 버리고 공동체 안녕을 위해 작은 정성이라도 모아야 한다.

언론의 조망을 받지 못해 고통속에 신음하고 있는 그늘진 수재민도 많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다함께 힘을 모아 나갈때 자칫 힘을 빼는 어리석은 짓은 않도록 자제해야 한다.

 

 

/백성일(본사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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