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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새만금 간척지 거시적 관점서 활용

 새만금 사업과 관련한 논쟁이 이제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는 것 같다. 그간의 논쟁이 새만금사업이 가져올 환경오염에 맞추어져 있었다면 이제는 이 사업의 경제적 타당성이 쟁점으로 된 것이다. 환경단체들과 환경운동가들은 새만금사업을 농지로 사용한다면 환경오염 위험을 줄일 수 있겠지만, 그렇다면 이 사업의 경제적 가치가 있겠는가 하고 비판하고 있다.

환경론자들에 의하면 갯벌은 농지보다 생산성이 높다고 한다. 더구나 우리나라의 미곡생산량은 미곡소비량을 초과하여 이제는 휴경 농지를 보상해주어야 할 상황이 되었는데 농지를 더 만들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이러한 주장은 일견 설득력이 있다. 농지가 남아돌아 가는데 왜 비싼 돈을 들여서 농지를 만들려고 하는가? 

정말 국토가 남아도나 

그런데 이 주장에는 뭔가 우리의 상식과 맞지 않는 석연챦은 점이 있다. 언제 우리의 국토가 그렇게 넓어져서 농지가 남아돌게 되었던가? 일반적으로 들은 바로는 우리는 세계에서 인구 밀도가 가장 높은 나라에 살고 있고 그나마 산지가 국토의 70%를 넘어 쓸만한 땅이 너무 부족하다는데... 

이러한 아이러니는 기본적으로 우리나라의 농지제도를 비롯한 토지제도의 후진성에 기인한다. 토지이용에 대한 과도한 규제로 인해 도시용 토지의 공급은 제대로 되지 않고, 대부분의 평탄한 토지가 논으로 묶여 있기 때문에 발생한 모순이다. 

우리나라의 도시는 세계에서 가장 비좁고 비싸다. 1990년대 초에 건설부가 공식적으로 발표하기를, 우리의 국토를 팔면 미국 땅의 3/4을 살 수 있다고 한다. 이것은 물론 농지나 임야가격 때문이 아닐 것이고 도시 토지의 가격이 너무 비싸기 때문이다. 땅값이 이렇게 비싸니 우리 기업의 가격 경쟁력이 저하되는 것은 당연하고, 서민들의 내집 마련 기간도 길어지지 않을 수 없다. 또 도시 내에 공원도 찾기 힘들고 어린이놀이터도 부족하고 광장도 없고 도로도 좁고 주차공간도 협소하다. 세계 어느 나라를 돌아보아도 우리나라 도시처럼 숨막히면서도 비싼 데가 없다. 살기에 편하고 지속가능한 도시가 못되고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해 지금 우리는 국토가 남아돌아 가고 있는 것이 아니고 잘못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아직도 70년대식 식량안보 개념에 묶여서 인구의 90%가 넘는 사람들이 모인 도시를 묶어 두고 논만 끌어안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서 휴경 논에 대해 보상을 하고 갯벌을 논으로 전환하여 논을 늘리는 자가당착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전체 국토 이용전략과 새만금 활용 

그렇다면 해법은 무엇인가? 해법은 간단하다. 우리의 좁은 국토를 제대로 사용하도록 제도를 개선하고 새만금간척지를 전체 국토이용이라는 거시적 관점에서 활용하는 것이다. 쉽게 말해서, 새만금을 농지로 조성하는 대신에 우리의 도시와 산업용지를 여유 있게 쓰자는 것이다. 우리라고 언제까지나 비싸고 좁아터진 도시에서 허덕이면서 살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더하여 새만금 간척지를 보다 다양하게 활용하는 전략을 마련하는 것도 필요하다. 새만금 간척지를 도시용지나 산업용지로 쓰기에 위험이 있다고 한다면 밭농사나 과수원 그리고 위락시설단지 등으로 얼마든지 사용할 수 있다. 지금 새만금 간척지를 유연하게 사용하지 못하는 것은, 중앙정부의 불필요하고 비현실적인 토지이용규제 때문인데, 제도가 현실에 맞지 않다면 제도를 고쳐야 한다. 

우리는 여전히 너무 좁은 땅에 살고 있고 그로 인해 엄청난 비용과 고통을 지불하고 있다. 우리가 좀더 거시적으로 본다면, 새만금사업으로 얻게 되는 농지의 가치는 그만한 도시용지, 산업용지의 가격으로 대체될 수 있다.

 

 

/권오혁(부경대 경제학부, 지역경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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