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으로 드러나는 것과 실제 속내 사이에 차이가 큰 것을 두고 흔히 '빙산(氷山)의 일각(一角)'이라고 표현한다. 그리고 '열 손가락 깨물어서 안 아픈 손가락 없다'는 표현처럼 어느 직종(職種)인들 그 아픔이 없을 리 없다. 단지 정도의 차이일 뿐이다.
엊그제 가까운 익산지역에서 시간강사가 살인을 저지른 사건이 보도되었다. 살인이야 특정한 개인이 특정한 연유로 저지르기 마련이지만 실제 보도되는 형편을 보면 그렇게 개별화되지도 못하는가 보다. 이 사건을 통해서 사람들은 시간강사도 살이늘 저지를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을 지도 모른다.
시간강사, 말 그대로 강의를 한 시간만큼만 계산해서 강의료를 받는, 아니 강의 먼저 하고 그 다음에 후불로 강의료를 받는 사람들이다. 세인(世人)들이 아는 시간강사라는 직업세계는 어디까지일까 하는 의문이 고개를 든다.
일반적으로 시간강사를 하기 위해서는 대학 4년과 대학원 석사, 박사과정을 모두 이수해야 한다. 햇수로는 대학과정부터 최소 9년이라는 시간이 투자된다. 금전적인 면도 무시할 수 없다. 국리대에서 과정을 이수하게 되면 그 비용이 가장 저렴하겠지만 외국 유학이라도 하는 경우에는 억대가 훌쩍 넘는 돈을 마련해야 한다.
그런 경제적인 부담이 있더라도 사람들은 외국에서 공부하기를 원한다. 왜냐하면 교수 채용시 외국박사, 특히 미국박사를 선호하는 경향때문이다. 학술단체 협의회에서 윤상철 한신대 사회학과 교수가 발표한 것에 따르면, 대학전임교수 임용룰을 보면 미국 박사가 77.6%로 가장 높은 반면, 국내 박사는 57.8%로 가장 낮다. 학위 취득 이후 대학 강단에 서기까지도 미국 박사(18개월)보다 국내 박사가 2배(36개월)나 오래 기다려야 한다. 재직 지역의 경우, 미국 박사의 67%가 수도권 주요대학을 점유하고 있는 반면, 국내 박사는 12.4%에 불과하다. 하지만 실제 개별적인 사례로 보면 이러한 수치는 그야말로 통계의 마술'에 지나지 않는다. 시간강사들이 체감하고 있는 취업의 문은 이보다 훨씬 좁기 때문이다.
서울대에서 내년 1학기부터 월 2백50만원을 보장하고 4대 보험혜택을 주는 '전임대우 강사제'를 도입한다고 한다. 바라기는 이런 제도가 모든 대학에 도입되어서 이들 시간강사가 학문 후속세대로서 기본적인 생활이 가능하게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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