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시·도에는 없는 애향운동본부가 있는 전북. 그런데 왜 전북인들은 전북을 사랑하지 않는가? 얼마나 말과 행동이 일치되지 않았으면 애향운동본부까지 만들어 졌겠는가.
말로는 지역경제를 살려야되고, 지역인재를 키워야 하고, 지역산품을 애용해야 하며, 지역기업을 육성하고, 지역의 기관?단체를 활성화 시켜야 된다는 등 그럴듯한 구호를 내세우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지역에서 생산되는 산품은 철저히 외면당하고, 지역인재는 깎아 내리고, 지역에서 만들어 진 물건은 무시당하는 등 언행의 불일치 현상이 비일비재하다.
쉽게 예를 들어보자. 그동안 전북발전을 위해 열심히 일하던 사람이 어느 날, 어떤 사건에 휘말리면 그를 보호하기보다는 오히려 헐뜯고 지역에서 만들어지는 물건은 하시(下視) 당한다.
심지어 출판물 인쇄에 이르기까지 지역의 제품은 촌놈취급을 우리 스스로 하고 있다.
물론 더 큰 환경 더 큰 시설에 비하면 그럴 수도 있겠지만 조금은 어설프고 성에 차지 않더라도 키워서 우량종을 만들어야 된다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
우선 먹기 곶감이 달다는 식으로 겉과 속이 다르게 애향을 부르짖으면서도 실천하지 않는다. 또한 실천하는 일들은 내가 아니고 상대가 하는 일로 치부한다.
듣기 싫은 소리를 할라치면 “닭이 먼저냐 계란이 먼저냐”를 따진다. 여건을 갖추면 돕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런 사고 속에서 무엇이 육성되고, 무엇이 자치제에 걸맞은 동반 성장을 기대할 수 있겠는가. 오늘은 지방지에 대해서만 함께 고민해 보자.
지방신문을 육성하자는 소리에 반대하는 도민은 없다. 그러나 마치 인구수에 비해 너무 많은 신문이 발행되기 때문에 외면한다는 이유를 내세운다. 결국 스스로 인구에 알맞은 신문이 발행되면 집중적으로 구독을 할 것처럼 말을 하지만 80년대 전북의 신문이 하나였을 때나 지금 8개였을 때나 구독률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
오래된 통계이긴 하지만 부산을 비롯한 경상도의 경우는 지방지의 구독률이 중앙지와 8대2 수준인데 비해 전북의 경우는 완전 뒤바뀐 2대8이다.
이 수치는 중앙지와 지방지를 같이 구독하는 경우가 포함되어 있다. 그러나 유독 전북의 경우는 지방지를 심각할 정도로 봐주질 않는다.
지역사회가 좁다보니까 “어느 신문은 봐주고 어떤 신문은 안 볼 수 없어서”라고 말하는 분들도 있다. 양반고을의 후손다운 말씀이다. 또 어떤 분은 “특색이 있느니 없느니, 차별화가 어쩌고저쩌고 하면서” 내팽개친다.
8개의 신문중 어느 한가지라도 우리고장 소식을 알고자 하거나 그것도 아니면 육성 차원에서라도 구독하려고 하지를 않는다.
이 핑계 저 핑계 대는 이유는 무엇보다도 지역제품을 철저히 무시하기 때문이다. 우리 것을 아끼고 육성하려는 의지는 구호만 존재한다.
우선 우리지역 실정에 맞지 않는 너무 많은 신문들이 발행된다면, 특히 신문 스스로 정리되지 않는다면, 이제는 우리가 선택해야된다. 전북을 대표하는 신문을, 전북을 대변하는 신문을 철저히 가려서 집중적으로 구독함으로써 어설픈 신문들이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 하는 건 이제 우리들의 책임이 아니겠는가. 그 실천이 바로 애향이다.
/문치상(전북의정연구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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