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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만사] 김제공항, 못 챙기나 안 챙기나 - 백성일

백성일(전북일보 수석논설위원)

요즘 정치권은 복 더위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줄서기에 바쁘다.어디로 줄서야 금배지를 달 수 있는까를 놓고 막판 고심하는 눈치다.말로만 민생을 외칠뿐 속내를 들여다보면 오직 국회의원 한번 더하기 위해 혈안이다.내년도 정부 예산편성 작업이 막바지 단계로 접어들었지만 그 누구 하나 전북 관련예산을 속시원하게 챙기지 않고 있다.물론 국회예산 심의 과정이 남아 있긴 하지만 그래도 전북 관련 예산이 정부 예산 안에 편성돼야 가능한 것이다.

 

전북 민심이 예전 같지 않다.지역 정서가 남아 있어도 과거처럼 일방적 지지는 아니다.우선 노무현 정권에 대한 실망감이 컸기 때문에 민심이 변해가고 있다.경쟁력을 갖춘 범여권 대선 주자의 부재 탓도 있지만 한나라당에 대한 지지자가 많아 지고 있다.예전 같으면 생각지도 않을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지식인은 물론 민초들까지 사석에서까지 한나라당을 지지한다고 서슴없이 말한다.대통합민주신당을 창당했지만 도로 우리당 아니냐며 강한 거부감을 갖는다.

 

도민들은 그간 우리당 의원들에 대한 기대값이 컸다.하지만 DJ정권과 노무현 정권들어 전북이 크게 달라진게 없다며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전북 출신이 중앙 요로에 몇명이나 있고 타 지역에 비해 지역 발전이 이뤄진게 뭐냐고 볼멘소리를 한다.대통령과 국회의원으로 뽑아 줬으면 그에 상응하는 대접이 있어야 한다는 논리다.맞는 말이다.전남과 광주는 있고 전북은 없다는 것이다.

 

공항건설만 놓고 봐도 분명하다.김제공항을 국내 공항으로 할것인가 국제공항으로 할 것인가는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일단은 공항관련 예산을 확보해서 착공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물론 김완주지사는 국제공항을 염두에 두고 추진해 가고 있지만 아직껏 예산 확보가 안돼 자칫 공항 건설이 말잔치로 끝날 공산이 짙다.광주 전남에는 3개의 국내 외 공항이 있고 청주에도 국제공항이 있다.모든 도에 공항이 다 있는판에 유독 전북에만 공항이 없다니 말이나 되는가.

 

지금껏 김제공항이 추진되지 못한 것은 정치권의 무기력 함을 탓하지 않을 수 없다.KTX와 공항은 다른 개념이다.전북에 공항만 건설되면 항공 수요는 얼마든지 늘어나게 돼 있다.혁신도시와 기업도시 그리고 태권도 공원이 조성되면 항공 수요는 넘쳐 날 수 있다.그런데도 공항건설을 놓고 꾸물대고 있으니 속만 터진다.전북 출신 의원들은 그간 한마디로 국회의원을 편하게 잘 해먹었다.지역민들이 너무 유순한 탓에 본인들만 권력 맛을 보았지 않았던가.

 

대선 앞두고 줄서는 것으로 자위했다가는 큰 오산이다.이름 값도 제대로 못하는 의원이라면 어느 편으로 줄 섰다고 표를 주겠는가.말만 번지르하게 잘 하는 의원도 필요없고 소신없이 눈치나 살피는 의원은 더더욱 필요없다.한나라당 이명박 박근혜후보가 호남에서 고공 행진 하는 것이 다 이유가 있다.도민들이 이들을 터 놓고 지지 하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노정권과 우리당에 대한 실망이 커 반사적으로 한나라당을 챙기고 있기 때문이다.DJ때 입신양명했거나 노정권때 금배지를 단 의원들은 전북에 공항 하나 없다는 걸 부끄럽게 생각해야 한다.

 

/백성일(전북일보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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