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성일(전북일보 수석논설위원)
대선을 40여일 앞두고 대선판이 요동친다.한나라당 이회창 전총재의 대선 출마가 기정사실화 됐기 때문이다.이 전총재가 출마할 경우 50%대를 유지했던 이명박 후보의 지지율이 40%로 떨어지며 출렁거리고 있다.박근혜측 지지자와 골수 보수층이 이 후보를 등지고 이 전총재측으로 쏠리고 있다.BBK 주가조작 사건으로 미국으로 도피했던 김경준씨가 국내로 송환되면 지지율이 크게 올라 갈 것으로 기대했던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도 15%대로 떨어졌다.범여권 후보 단일화로 양자 대결 구도로 대선판을 이끌고 가려던 정후보측은 가상 대결 결과 3위로 밀려나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이 전총재가 공식적으로 출마를 선언하지 않았는데도 여론조사 결과 20%대의 지지율을 보이자 이 전총재측은 한껏 고무돼 있다.쉽게 생각하면 한나라당 분열로 이 후보측 타격이 예상된다.하지만 오히려 정권탈환에 온 힘을 쏟아온 보수층이 위기의식을 느낀 나머지 결집을 가져온다면 이 후보측은 손해 볼 것이 없다는 전망도 나온다.박근혜 전대표도 경선 승복을 해 국민들에게 좋은 이미지를 남겼기 때문에 결국에는 한나라당 집권을 위해 이 후보를 지지할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이럴 경우 이 전총재의 지지도는 출마 명분이 약해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양자 대결구도로 가려던 정 후보 한테 차질이 생겼다.정 후보는 자신의 지지율이 크게 오르지 않고 계속 밀릴 경우 자칫 군소후보로 전락할 수 있기 때문에 대 반격에 나서고 있다.정 후보는 이 후보와 이 전총재를 한데 싸잡아 부패세력으로 단정하고 포문을 열었다.이 후보는 경제부패세력으로 이 전총재는 선거부패세력으로 규정짓고 연일 강도 높은 공격을 퍼붓고 있다.더 이상 밀리면 끝장이다는 정 후보의 비장한 각오를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정 후보는 차별화 된 각종 정책과 자신의 깨끗한 이미지를 집중 부각시킬 필요가 있다.
전북 대선 상황은 전국이 파고치는 것에 비하면 차분하다.정 후보가 이 지역 출신이기 때문에 미우나 고우나 정 후보 지지자가 많다.건국 이후 이 지역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대선 유력 후보로 선출됐기 때문에 정 후보를 지지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분위기다.이 후보가 지난 두차례 대선때 한자리 수에 머물던 전북지역의 한나라당 득표율을 높히기 위해 새만금특별법 제정을 약속하는 등 나름대로 공을 들였지만 이 지역 출신 정 후보가 대선 후보로 확정된 이후에는 지지율이 정체돼 있는 느낌이다.DJ와 노무현 선거때 처럼 이번에도 지역정서가 크게 작용해 정 후보 지지가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아무튼 전북은 정 후보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하지만 노무현 정권이 전북에 별반 해준 것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야당 후보를 지지할 것이다.한나라당도 새만금특별법 제정을 이번 정기국회에서 다른 법과 연계하지 않고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왔지만 기대만큼 지지기반이 확대 될지는 미지수다.지난해 5.31일 지방선거에서 상당부분 고토를 회복한 민주당 이인제 진영도 내년 총선까지 염두에 두고 있지만 지지율이 뜨지 않아 마치 찻잔속의 태풍으로 그칠 공산이 짙다.
/백성일(전북일보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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