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성일(전북일보 수석논설위원)
검찰의 이명박후보 BBK 수사 발표를 놓고 선거판이 요동 친다.무소속 정몽준의원이 한나라당 이명박후보를 지지한 것을 비롯 국민중심당 심대평후보가 무소속 이회창 후보를 지지한데 이어 강금실전법무부장관이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후보를 지지하는 등 합종연횡이 본격화 되고 있기 때문이다.창조한국당 문국현후보도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와 후보단일화를 공식 제안했고 민주당 이인제 후보도 단일화 압력을 강하게 받고 있어 결과가 주목되고 있다.
올 대선은 정권연장이냐 아니면 정권창출이냐를 놓고 펼치는 한판 대결이다.각종 여론조사 결과 한나라당 이명박후보 지지도가 40% 안팎으로 고공 행진을 하고 있는 가운데 무소속 이회창후보가 20%내외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후보가 15% 내외를 넘나들고 있다.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BBK 연루 의혹을 놓고 타 후보들이 연일 강도높게 맹공을 퍼붓고 있지만 이후보 지지도가 1년 넘게 높게 나타나는 이유는 뭣일까.
역대 대선 때마다 시대정신이 있었다.이승만정권때는 건국이요 박정희정권때는 경제개발 전두환 노태우의 수구반동을 거쳐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정권 때는 민주화가 시대정신이었다.표심을 붙잡는데는 시대정신 파악이 절대적이다.정동영후보가 내세운‘가족이 행복한 나라’도 결국 경제살리기와 통한다.하지만 다소 추상적인 키워드인데다 정후보를 노무현 정권 연장선 상에서 유권자들이 보기 때문에 어려움이 있어 보인다.
지난 10년간 우리사회는 양극화의 골만 깊게 패였다.모든 것이 먹고 사는 문제로 귀결돼 버렸다.좌파든 우파든 먹고 사는 문제만 해결한다면 표심은 움직이게 돼 있다.보수와 진보로 나눠 선거전이 펼쳐지고 있지만 한마디로 누가 경제를 살릴 것인가로 선택의 기준이 제시되었다.이명박후보의 도곡동 땅 사건과 자식들의 위장 취업을 비롯한 도덕성 문제를 강도 높게 비판해도 좀처럼 표심이 흔들리지 않는 이유는 이후보가 내세운 경제살리기가 유권자들에게 파고 들었기 때문이다.아무리 다른 후보들이 이후보의 BBk 연루의혹을 놓고 흔들어대도 지지자 상당수가 계속 지지하겠다는 응답이 이를 반증하고 있다.
이번 대선은 3자 대결 구도로 짜여질 전망이다.어떤 형태로든 범여권 후보단일화는 이뤄질 것이다.지역주의도 쳐들고 있다.그렇다면 전북의 표심은 어디로 흘러 가는가.전북은 정동영후보가 절대적 우위를 지켜가고 있다.상당수 도민들은 정후보가 이 지역 출신이고 깨끗한 이미지를 갖고 있어 지지할 수 밖에 없다는 분위기다.다른 대안이 없다는 게 중론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정후보가 압도적으로 지지를 받아 승리하면 그만이지만 그렇지 않고 이명박후보가 되면 전북은 자칫 정치적으로 고립되는 것 아니냐며 경계론을 펴는 사람도 있다.새만금사업과 무주 태권도공원 조성사업 등 굵직한 지역 개발 사업을 위해 오히려 전북에서도 이후보에 대한 지지가 과거와 달리 두자리 숫자는 나와야 하지 않겠느냐고 반문한 사람도 있다.이번 대선 결과가 내년 총선과 맞물려 있어 정치권을 긴장시키고 있다.아무튼 선거가 끝난후 또다시 손가락을 끊고 싶다는 말이 나오질 않도록 현명한 선택을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백성일(전북일보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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