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성일(전북일보 수석논설위원)
바야흐로 정치의 계절이 다가섰다.전북도 부산하다.사실 김대중 노무현정권 10년은 너무도 전북에게 좋은 기회였다.지역 발전을 가져올 수 있는 호기였다.결과는 어떠했는가.DJ 때는 광주 전남에 밀려 노정권때는 386 실세들에 가려 전북은 찬밥신세가 돼버렸다.다만 지역정서를 등에 업고 국회의원이 되었거나 고위직에 오른 사람들만 출세하고 말았다.
지난 10년은 전북 정치의 황금기였다.당 정 청 등 요직에 전북 출신이 고루 포진했다.전북 출신들은 대통령만 못했을 뿐 핵심 요직에 기용됐다.하지만 전북을 대표하는 인물들이 포진했지만 지역에 돌아 온 건 별반 없었다.한마디로 자신들과 일부 주변만 입신양명을 꾀하고 말았다.지역은 오히려 역차별을 받았다.이 점에 항상 도민들은 불만을 느끼고 있다.대통령 뽑아주고 국회의원까지 전원 싹쓸이 해준 결과가 돌아온 것이라고는 고작 낙후라는 꼬리표였다고 분개하고 있다.
정치인들은 지역감정을 타파해야 할 망국병이라고 입버릇처럼 말한다.그러면서도 정치인 만큼 지역정서의 덕을 톡톡히 본 사람은 없다.그래서 정치인은 은근히 지역정서를 부추긴다.자신들이 손쉽게 혜택을 볼 수 있어 지역감정을 자극한다.자연히 도민들은 지역 정서의 포로가 될 수 밖에 없다.유난히도 지연 혈연 학연을 정치인들이 강조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전북 도민들은 그간 지역 정서에 갇혀 단 한발짝도 움직이질 못했다.
지난 대선 때 81.7%라는 표를 이 고장 출신 정동영후보에게 몰아준 것도 같은 맥락이다.물론 신당측에서는 DJ나 노무현 때보다 10% 가량 빠졌다고 섭섭해 한 것 같지만 결과적으로 압도적 지지를 받았다.이같은 지역정서가 아직도 남아 있다.그래서 너 나 할 것 없이 신당 공천을 받으면 유리할 것으로 판단하고 백방으로 뛰고 있지만 상황은 만만치 않다.잃어버린 10년에 대해 그 어느 누구도 책임 짓지 않을려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기 때문이다.국정을 파탄으로 몰고간 친노나 DJ나 노정권 때 호의호식한 사람마저 총선에 출마하겠다고 나서고 있으니까 말이다.
분명 도민들은 알아야 한다.싹쓸이 해준 결과가 지역에 득이 되었는가 아니면 해가 되었는가를 심판해야 한다.지난 대선 때 9% 밖에 못 얻은 이명박당선인은 예상과 달리 전북에 많은 관심을 두고 있다.후보 때 3차례나 새만금을 방문하며 자신이 해야 할 사업이라고 못박고 난 것부터가 유별났다.이당선인은 기회 있을때마다 측근 가운데 호남 사람들이 많다고 소개할 정도로 이 지역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새만금 사업과 도내 굵직한 지역 사업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이당선인과 전북과의 정치적 연결고리를 분명하게 만들어줄 필요가 있다.전북에서도 한나라당 출신 의원이 만들어져야 한다.그래야만 전북이 정치적으로 고립되지 않을 수 있다.김지사가 대선 때처럼 새만금특별법이 통과되지 않으면 도민들의 저항에 부딪칠 것이라는 식으로 처신해선 안된다.김지사의 의지는 알 수 있지만 마치 상대편에서는 공갈치는 것으로 받아 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한나라당도 기존 정치인을 그대로 공천하면 또 어렵다.도민들이 뽑아 주고 싶은 인재를 공천하면 얼마든지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백성일(전북일보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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