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성일(본지 수석논설위원)
전북인처럼 새만금 사업에 목숨 건 사람도 드물다.정부가 녹색이란 단어를 안 붙이면 되는 일이 없는 것처럼 전북에서는 새만금이란 접두어를 붙여야 되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그만큼 새만금사업에 전력투구하고 있다는 말이다.새만금 사업은 엄밀히 말하면 전북 사업이 아니다.사업장 소재지만 전북에 있을 뿐 국가 사업이다.그간 추진상황을 놓고 볼 때 목 마른 사람이 샘 파는 격이 돼 버렸다.외곽 방조제를 막은 새만금사업이 내부 개발을 놓고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대선 후보 당시 MB가 대선 출정식을 새만금현장에서 가졌고 대통령이 된 이후에도 적극적인 관심을 표명해 전북 사람들은 개발에 부풀어 있었다.그러나 최근들어 새만금사업에 대한 정부 의지가 너무 약해졌다는 것을 여러곳에서 느낄 수 있다.정부가 4대강 살리기 쪽으로 방향을 바꾼 것이 이를 증명한다.여기에다 또다시 해수 유통 문제가 불거졌다.다시 원점으로 돌아선 느낌이다.물론 수질 문제는 중요하다.토지 가운데 70%를 산업용지로 바꿨기 때문에 수질문제는 재검토할 수 있다.그러나 다시 해수 유통문제가 불거지면서 발목을 잡고 있다.
냉정히 말하면 이 정권은 새만금사업에 큰 책임이 없다.자신들이 주창한 사업도 아니고 정치적으로 큰 빚을 지은바도 없기 때문이다.전북 도민들이 대선 때는 말할 것 없고 국회의원 내지는 재선거 때 한나라당 후보에 한자리 수 표만 줬기 때문이다.지금 전북 도민들이 바라는 것은 어찌보면 욕심일 수 있다.우리만의 바람일 수 있다.떡줄 사람은 생각치도 않은데 너무 기대감을 갖고 앞서 가고 있기 때문이다.전북 정치권도 똑같다.전북 국회의원들은 새만금 관련 예산을 따오는 것이 주 업무가 돼버렸다.만약 전북에서 새만금을 홀대 했다가는 국회의원 벼슬도 날라 갈 수 있다.
국회의원이나 지역 정치인은 한결같이 새만금을 찬미하고 노래한다.새만금을 가지고 놀아야 표가 나오기 때문이다.지난 두 정권 때도 제대로 못한 사업을 지금와서 원활하게 추진한다는 것은 연목구어(緣木求魚)나 다름 없다.그렇다고 발 뺄 수도 없지 않은가.타 지역 국회의원들은 새만금사업만 흔들어대면 자신이 얻고자 하는 예산을 모두 가져갈 수 있다.벼랑끝 낭떨어지로 내몰면 더 좋다.이런 상황에서 방수제 공사는 실컷 공사를 발주키로 해놓고 중단했다.이것이 바로 정부 의지가 약해졌다는 것을 반증한다.
새만금신항만 건설 계획도 밑그림을 그리기 위한 수요 조사 단계에서부터 흔들린다.전북은 지금 되는 게 없다.정치적으로 고립무원(孤立無援) 상태에 빠졌기 때문이다.헤쳐 나갈 동력도 없어 보인다.MB까지도 좋은 구상이라고 칭찬했던 군산공항 조기 확장도 물거품에 놓여 있다.국가식품클러스터 조성 사업도 그렇고 뭐 하나 제대로 굴러 가는 것이 없다.주공과 토공의 통합법안이 국회를 통과한 이후 통합 본사 유치가 현안으로 부각되었지만 지금 상황으로 볼 때 전북 유치는 장담키 어렵다.지사와 정치권 등 범도적으로 유치운동을 펼치지만 정치적으로 결판날 상황이어서 걱정이다.
아무튼 방법과 전략 측면에서 우리의 잘못도 있다.대선을 비롯한 각종 선거에서 한나라당에 너무 표를 안줬기 때문이다.전북은 중앙에서 떼만 쓰는 사람으로 비춰지고 있다.너무 지역주의에 함몰된 탓이 크다.DY를 비롯한 정치권의 분발을 다시한번 촉구한다.
/백성일(본지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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