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일(본지 객원논설위원)
전주천과 삼천 산책로의 아침은 싱그럽고 활기가 넘친다. 따뜻한 햇살과 이슬 머금은 풀잎, 신선한 공기, 산들거리는 억새꽃 군락, 이 모든 것들이 싱싱한 하루의 전령들이다. 그 속에 운동나온 시민들의 발걸음 또한 활력이 넘친다. 팔을 쉼없이 내뻗으며 걷는 주부, 사이클 페달을 힘차게 밟아 나가는 젊은이, 운동기구에 매달려 몸 만들기에 열중하는 사람들, 그리고 날아든 백로들의 털 고르기하며 물오리떼의 자맥질 또한 싱그럽다. 생태하천의 건가성을 확인하며 산책로에 줄 선 시민들의 표정은 즐겁기만 하다.
요즘 두 하천은 날마다 새로운 모습으로 단정하고 있다. 잘 다듬어진 산책로를 따라 좌우로 잔디가 죽 깔리고 군데군데 화단이 가꿔지고 있다. 양쪽 제방이나 언더패스 주변으로는 철쭉을 비롯하여 싸리나무 원추리꽃등이 보기좋고 질서있게 심어져 이름없는 들꽃, 잡초와도 조화를 이루고 있다. 아마도 내년 봄쯤이면 만개한 꽃밭이 시민들에게 즐거움을 듬뿍 안겨줄 것이다.
전주·삼천 정비사업은 전국에서도 모범사례로 꼽히고 있다. 고수부지를 몇차례 뒤엎긴 했어도 지금은 가지런히 정돈이 돼 있다. 물줄기가 자연스럽게 흐르도록 돼 있다. 물줄기가 자연스럽게 흐르도록 수심은 고르고 그 위에 징검다리 섶다리를 놓았다. 수변식물 또한 보기좋게 가꾸고 소하천과 합류하는 지점곳곳에 습지를 조성한 곳도 여러 곳이다. 사라졌던 피라미 쉬리 모래무지등이 돌아오고 다슬기가 되살아 났으며 석양이면 먹이 사냥에 나선 백로들의 날갯짓, 텃새로 자리잡은 물오리떼, 논병아리들의 유영도 장관을 이룬다. 왜래 어종인 배스가 토종 물고기 씨를 말린다고 걱정이지만 수심이 조금 깊은 삼천에는 팔뚝만한 잉어가 노닐고 전주천 상류인 한벽루 수증보엔 쏘가리 수달까지 서식한다니 생태계 복원이 새삼 경이롭기까지 하다.
지난 6월부터 시작한 희망근로사업이 두 하천을 살 찌우는데 큰 도움을 주고 있다. 경제위기로 살림살이가 힘든 사람들에게 한시적으로 일자리를 제공한게 이 사업이다. 전주시의 경우만 210억여원이 투입돼 3천2백여명이 도움을 받았다. 이 사업중 두드러진 성과를 얻은게 하천정비사업이라 한다. 그런데 사업이 끝나가는 요즘 이런저런 불만의 소리도 들린다고 한다. 꽃밭 가꾸기 장소를 두고서다. 도심을 관통하는 전주천은 제쳐 두고라도 삼천의 경우는 지역적으로 차별화됐다는 시민들의 불만이 그것이다. 우림교를 중심으로 대형 아파트 밀집지역인 황방산쪽으로는 제법 모양있게 심은 반면 서민 아파트가 많은 삼천교 쪽으로는 손길이 닿지 않았다는 것이다. 삼천·평화동 지역주민들의 항의가 적지 않다니 송하진 시장이 한번쯤 챙겨 볼 일 아닌가 싶다. 하찮은 나물에 속 상하는 일도 있고 배 고픈것은 참아도 배 아픈것은 못 참는 게 사람 마음 아닌가.
/김승일(본지 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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