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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칼럼] 20대의 정치참여, 희망의 싹을 본다 - 김명곤

김명곤(전주세계소리축제 조직위원장)

6월 2일에 실시되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20대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동안 대한민국의 20대는 정치에 관심이 없는 세대라고 치부되어 왔다. 정치보다는 텔레비전의 오락물이나 스포츠나 명품 핸드백에 열광하는 세대라고 폄하되기 일쑤였다. 물론 아직도 정치에 관심이 많은 20대를 찾아보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70년대나 80년대의 젊은이들을 휩쓸었던 변화와 개혁의 정치적 열풍이 다시 불기를 기대하기도 쉽지는 않다. 그러나 새 생명의 기운이 움트는 봄을 맞아 터져 나오기 시작한 20대들의 발언과 움직임은 앞으로 커다란 변화를 예감하게 한다. 특히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이전과는 상당히 다른 에너지를 뿜어낼 것으로 보인다.

 

먼저 '유권자 운동'을 통해서 20대의 권리를 찾으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한국대학생연합, 시민주권 대학생모임, 대학생 YMCA, 원불교대학생연합 등은 가칭 '2010 지방선거 대학생유권자연대'를 결성하고 전국의 대학 단체 등에 공동행동을 요청하고 있다. 이들은 20대를 위한 정책을 정당과 후보자들에게 묻는 질의서를 발송하고, 광역·기초단체장 후보들을 캠퍼스에 초청해 청년정책 토론회를 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각 정당과 후보들이 20대의 정책을 얼마나 수용하고 있는 지 대학생들에게 공개하고, 이를 기준으로 투표참여를 적극적으로 독려하고, 정책을 수용한 정당이나 후보들과는 협약식을 개최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또 각 대학들이 위치한 지역으로 전입신고를 해서 지방자치단체가 그 지역의 대학에 대한 정책을 내놓도록 하는 사업을 추진 중이고, 이를 통해 '학자금 이자조례 제정'이나 '시도립 기숙사 건립' 등의 정책을 요구할 계획이다. 연세대학교 총학생회는 연세대학교가 위치한 서대문구 구청장 후보와 서울시장에게 "20대를 위한 임대주택을 지어 저렴한 보증금과 임대료로 양질의 주거환경을 제공하라"는 요구를 할 예정이다. 최근 대학가 주변의 임대료가 급등해 대학생들의 주거 문제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 터에 주거문제 해결을 위한 정책은 학생들의 지지를 폭넓게 받고 있어 다른 대학으로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이와 같은 활동을 통해 올 지방선거에서 20대 투표율을 대폭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역대 지방선거에서 30%선에 머물러왔던 20대의 투표율을 '88만원 세대'라는 호칭에 맞게 88%까지 높이겠다는 당찬 계획을 내걸고 있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 온라인에서 투표참여를 선언하는 30만 댓글운동을 벌이고, '대학생 정치참여 권리선언 대회'도 열고, 전입신고를 통해 선거구 내 대학생 유권자의 수를 높이고, 전국 주요 대학에 투표소를 설치하는 운동도 활발하게 전개할 계획이다.

 

이런 유권자 운동뿐만이 아니라 직접 선거에 출마하는 움직임도 활발하다. 지방선거에 직접 출사표를 낸 20대의 선언이 줄을 잇고 있어 4월 11일 현재까지 선관위에 예비후보자로 등록한 20대 후보자는 26명이다. 이처럼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이전과 다르게 20대들이 적극적으로 정치 참여를 준비하고 있어 선거의 향방을 가를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그동안 우리 젊은이들은 정치에 실망하고 냉소적인 태도로 정치를 바라봤다. 그들은 극심한 경제난과 취업난 속에서 미래에 희망을 갖지 못하고 불안에 떨며 방황하고 자포자기하며 지냈다. 그러는 동안 우리 젊은이들은 너무나 많은 것을 잃었고, 지금도 잃어가고 있다.

 

그런데 그들이 방황이나 자포자기에 머무르지 않고 일어서기 시작한 것이다. 얼마 전 스스로 고대를 퇴교한 김예슬양의 비통하면서도 울분과 절규에 가득 찬 대자보에 대학생들의 관심이 폭발되고 뒤따라서 자퇴 선언을 하는 학생들이 나타난 것을 보면 현재 20대들의 분위기가 어떠한 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그들은 이제 암담한 현실에 대한 절규를 넘어서서 스스로 행동하기 시작한 것이다. 다른 세대뿐만이 아니라 젊은이들에게도 선거는 그들의 권익과 미래를 개척하기 위한 중요한 계기가 된다는 것을 깨닫게 된 것이다. 선거를 통해 정책을 바꾸고, 사회를 바꾸고, 교육제도를 바꾸고, 정치를 바꾸지 않으면 사회변혁이 어렵다는 것을 절실하게 느낀 것이다. 스스로의 힘으로 지자체를 변화시키고, 정치를 바꾸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해법을 찾고자 뭉치기 시작한 것이다. 그 뭉친 힘으로 세상을 바꾸는 개혁을 시작하고 자신들의 현실을 바꿔내려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것이다. 그들의 목소리가 보다 많은 젊은이들에게 울림을 주고 그 울림이 천둥이 되어 6월의 선거를 통해 꿈과 희망의 미래를 개척해가길 희망한다.

 

/김명곤(전주세계소리축제 조직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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