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일(본지 객원논설위원)
나는 개인적으로 김승환 전북교육감 당선자를 잘 알지 못한다. 그가 전북대 법대 교수이고 방송 토론프로그램 진행자라는 사실을 TV를 통해 아는 정도였다. 그를 좀 더 가까이 알수있게 해준것은 전주 항소법원 설치추진위 활동을 벌일때다. 그는 헌법학자로서의 소신과 명쾌한 논리로 항소법원 설치의 당위성을 역설했다. 결국 성과를 냈다. 대법원이 추진위측의 청원을 수용한 것이다. 도민들로서는 오랜 숙원 하나를 해결한 셈이다. 그의 역량이 돋보이는 계기였다.
그런 그가 이번 6.2지방선거에 뒤늦게 교육감 후보로 뛰어 들었다. 도내 각급 시민단체들이 그를 민주진보진영 당일후보로 추대한 것이다. 후보자 공보를 통해 그의 이력이 공개됐다. 익산 출신으로 초등학교를 졸업한 후 광주로 진학했다. 주산 실력이 뛰어나 스카웃된 후 상업계 중고등학교를 그쪽에서 마쳤다. 은행원 생활을 하면서 뒤늦게 대학과 고려대 대학원 법학과 박사 과정을 이수했다. 전북대 로스쿨 교수로 재직하면서는 한국 헌법학회장을 역임하기도 했고 전북교육연대와 학교운영위원회협의회 일도 간여 했다.
그러나 그가 교육감 후보로 나섰을때 나는 헌법학자가 중등교육의 수장이 되겠다는 점을 의아스럽게 생각했다. 시쳇말로 방송에 좀 뜨니까 감투 욕심내는게 아닌가 하는 거부감도 들었다. 무엇보다도 시민단체들이 적극 지원한다는게 썩 마음 내키지 않기도 했다. 진보냐 보수냐를 떠나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느끼는 개념 정립의 혼돈때문이다. 솔직히 나는 진즉부터 교육감은 누가 적격이라는 나름대로의 소신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더더욱 곡해의 폭을 좁히지 못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는 오근량후보에게 신승했지만 당당히 교육감에 당선됐다. 첫 도전에 단판 승부로 전북 교육의 수장자리를 꿰 찬 행운(?)의 주인공이 된 것이다. 도민들이 선택한 그의 장도를 진심으로 축하한다. 그리고 잠시나마 가졌던 나의 편견도 이제 고쳐 나갈 것이다.
7월 1일 취임할 그 앞에는 난제가 산적해 있다. 전북교육청은 시도 교육청 평가와 내부 청렴도 심사에서 2년 연속 전국 꼴찌의 불명예를 안고 있다. 교직원 인사를 둘러싼 특정학교 편중인사 시비도 끊이질 않앗다. 무엇보다도 현 교육감이 전격 승인한 익산·군산의 자율형 사립고 처리문제는 발등의 불이다. 행정절차의 적합성 여부를 떠나 선거를 목전에 둔 시점에서 이루어진 자율고 승인조치는 도의적으로도 바르지 못했다는 생각이다. 진보를 표방하고 있는 김 당선자가 앞으로 이런 현안 과제들을 어떻게 처리해 나갈것인가는 쟁점의 진화냐 점화냐의 중대한 기로에 서게 될 것이다.
참신한 교육감, 서민과 소통하는 교육동반자가 되겠다는 그가 전북교육의 새틀을 짜는 일이 그리 쉽지만은 않다. 전국민이 교육전문가를 자처하는 우리 현실에서 지나친 이상주의는 경계하되 교육현장을 바로 세우려는 개혁 마인드는 결코 멈칫 거릴수 없다.
/김승일(본지 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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