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2월 익산 미륵사지 서탑 해체과정에서 발굴된 사리장엄구등 많은 유물들은 역사학계는 물론 모든 국민들의 관심을 익산으로 집중시켰다. 학계에서는 공주 무령왕릉과 능산리 금동대향로 이래 백제지역 최대의 고고학적 성과라고 흥분했다.
미륵사지 유물 발굴 이후 백제사를 재인식하기 위한 세미나나 학술회의가 잇달아 개최됐다. 이 과정에서 '국보 중의 국보급'으로 평가되는 발굴유물의 보존문제가 자연스럽게 제기됐다.
그동안 미륵사지에서 발굴된 유물들은 1997년 개관한 미륵사지 유물전시관에서 보관 전시해왔다. 하지만 전시관 규모나 시설, 전문성등에서 국보급 유물을 보관하기에는 미흡한게 사실이다. 현재 익산시에는 미륵사지 전시관 이외 웅포 입점리 고분전시관을 비롯 왕궁의 유적전시관, 마한관등이 있으나 보관이나 전시 시설은 미비하다. 이에따라 국보급 발굴 유물들이 문화재청이나 타지 박물관에 보관되고 있는 실정이다.
결국 익산에서 발굴된 국보급 유물들의 보관 전시가 가능한 국립 박물관의 설립이 절실한 것이다. 더구나 익산시는 금마와 왕궁 일원의 익산 역사유적지구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잠정목록에 등재시켜 놓고 있다.
지난해 미륵사지 유물 발굴 이후 전북도가 정부에 미륵사지 전시관의 국립 승격을 건의 했고, 도의회도 도민들의 서명을 받아 이같은 취지를 전달하기도 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열기가 다소 주춤해진 점이 없지 않다.
2004년'고도(古都) 보존법'이 제정되면서 마한과 백제의 옛터인 익산은 경주, 부여, 공주와 함께 고도로 지정되었다. 이 가운데 익산에만 국립박물관이 없는 실정이다.
익산에 국립박물관을 설립하기 위해서는 기존의'고도보존법'을 보완한 '고도 보존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이 조속히 개정돼야 한다. 이춘석· 조배숙의원(익산)등에 의해 발의된 이 법안은 고도에 국립박물관을 설립하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전북도가 최근 미륵사지 전시관의 국립박물관 승격을 재추진하기로 했다고 한다. 문화재는 발굴된 현지에 보관하는 것이 원칙이다. 익산지역의 발굴 유물이 익산에서 보관 전시될 수 있게 전북도를 비롯 정치권, 전문가등이 힘을 모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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