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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미국과 독재자 - 장세균

미국 뉴욕 항구에는 프랑스가 조각해서 증정한 자유의 여신상이 우뚝 솟아있다. 자유의 여신상이 들고 있는 횃불은 자유의 수호자라는 미국의 이미지를 대변한다.

 

그러나 이번 이집트 카이로에서 무바라크 퇴진을 위한 시위대에게 보여준 미국의 미지근한 태도는 미국의 정체성에 대한 의심을 갖게한다. 미국은 지금까지 수많은 독재자들을 공식, 비공식적으로 지원해왔다. 피풀파워로 쫓겨난 필리핀의 마르코스 대통령도 미국의 지원 아래 장기 독재를 했고 쿠바의 독재자, 바티스타를 옹호했던 나라도 바로 미국이었다.

 

이란의 경우 친미(親美) 정권이었던 팔레비를 비호했던 미국이 새로 등장한 반미주의자 호메니이 정부에 오랫동안 시달렸던 것도 팔레비와 깊은 유착관계 때문이었다. 미국 정부가 라틴아메리카를 효과적으로 지배하기 위해 키운 파나마의 군부 독재 지도자 ,마누엘 노리에가 역시 한때는 미국 중앙정부의 충실한 하수인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미국 교도소에서 20년간 복역후 프랑스로 추방된 신세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이집트는 미국에 있어서 중동 두개의 축이라고 한다. 중동은 미국에 있어서 에너지 공급원이다. 9 ·11테러 사건 이후, 부시 미국 전 대통령이 이라크와 전쟁을 했던 것은 이라크가 보유했다던 대량 살상 무기 때문이 아니라 테러방지를 빙자한 에너지 확보전쟁이었다고 하는 주장이 많다. 이라크는 지구상 석유의 11%를 보유하고 있는 세계 제 2의 석유 보유국이다.

 

부시 미국 전 대통령은 전쟁 직전 의회 연설에서 "미국을 좋아하지 않고 미국이 존중하는 가치를 인정하지 않는 나라에 우리의 에너지를 의존할 경우 국가안보는 위험에 빠질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미국의 중동 석유 의존도는 갈수록 높아져 사우디아라비아 석유만으로는 다가오는 에너지 위기에 대처하기가 어렵다고 하는 것이 미국의 일반적 시각이다.

 

이집트,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 역시도 미국을 등에 없고 30년간 비상 계엄령을 선포한 채 집권해 왔다는 점에서 독재자인 것이다. 세상에는 좋은 사람, 나쁜 사람은 있어도 좋은 국가, 나쁜 국가란 없다. 미국의 안보에 도움이 되면 독재자의 손을 들어주는 것이 미국의 안보논리이다.

 

/ 장세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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