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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성일 칼럼] 재·보선에서 희망을 본 전북도민들

백성일 (주필)

 

올 봄바람은 유난히 강했다. 지난 겨울이 워낙 추웠기 때문인지는 몰라도 천기가 예사스럽지 않다. 화사했던 벚꽃도 꽃비가 돼 다 떨어졌다. 어느새 잔인했던 4월은 가고 싱그러운 5월이 왔다. 4·27 재 보궐 선거에서 도민들은 희망을 읽었다. 도내에서는 3곳 밖에 선거가 치러지지 않아 관심을 끌지 못했지만 그래도 도민들이 바라던 대로 결과가 나와 다행스럽다. 분당을에서 손학규대표가 이김으로해서 희망을 가질 수 있었다.

 

김해에서 야권 단일후보였던 이봉수가 짐으로해서 실리는 손대표가 챙기게 됐다. 박근혜 전대표의 독주를 견제할 대권주자로 손대표 위상이 높아졌다. 국립묘지 참배 때 정동영·정세균 최고위원이 30분 정도 기다린 것이 손대표의 높아진 위상을 새삼 실감할 수 있었다. 손대표는 사즉생(死卽生)이 뭔가를 보여준 사람이다. 결연한 의지를 다질때 이말을 자주 쓰지만 그는 행동으로 직접 보여줘 귀감이 되었다.

 

도민들이 손대표의 승리를 기분좋게 생각하는 것은 정권교체의 가능성을 내다 봤기 때문이다. 정권을 빼앗긴 이후 설움을 톡톡히 봐온터라 정권교체가 이뤄지길 갈구하고 있다. 지금 도민들은 이 정권들어 전북이 찬밥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고 한탄한다. 어떻게든 민주당 쪽으로 정권교체가 이뤄지길 바라고 있다. 그래야 나라가 산다고 생각하고 있다. 민주주의는 정권교체가 얼마나 평화적으로 잘 이뤄지느냐에 달려 있다.

 

정동영 후보가 대선에서 530만 표차로 진 이후 어깨가 잔뜩 쳐진 도민들에게 한가닥의 희망이 싹텄다. 손대표가 이겼기 때문이다. 도민들은 미우나 고우나 지금까지는 민주당이다. 지난해 6·2 도지사 선거에서 정운천 한나라당 후보에게 18.2%의 두자릿수 표를 줬지만 아직도 민주당 정서가 깨지지 않고 있다. 도민들 입장에서는 딱히 찍어줄 당과 사람이 민주당 이외에는 없다는 것이다. 이번 도내 3곳에서 모두 민주당 후보가 당선된 것만 봐도 그렇다.

 

석패율이 내년 총선에 도입되면 상당한 변화가 일겠지만 현재 상황으로 봐서는 민주당 정서가 더 굳어질 것 같다. 민주당 정서는 지난 88년 3김 정치에서 생겨나 지금까지 원도 한도 없이 잘들 해먹었다. 황색깃발 아래서 쉽게 정치를 해왔다. 지역 정서에 의존한 정치를 하다 보니까 정치력이 별 것 아닌 사람들이 국회의원을 해먹고 있다. 당선 횟수 증가는 개인적으로만 좋지 지역으로는 별로다.

 

내년 총선은 중요하다. 대선을 앞서 판가름 할 수 있기 때문에 더 그렇다. 그렇다면 민주당 사람 중에서 국회의원을 뽑아야 하기 때문에 공천을 잘 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야권 통합을 위해 민주당이 김해와 순천에서처럼 후보를 내지 않을 수도 있다. 그 가능성이 열려 있는 곳이 전북이다. 그러나 다행히도 유시민대표가 미는 이봉수 후보가 김해에서 떨어져 그 가능성이 낮아졌지만 그래도 꺼진 불은 아니다.

 

민주당 정서가 강한 전북에서 국회의원 오래 해먹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 야당 국회의원은 큰 힘을 쓸 수 가 없다. 국가예산 확보하는 것이 결코 쉽지 않기 때문이다. 아무튼 공천 때마다 물갈이를 해왔지만 민주당이 지역당 이미지를 벗고 수권능력을 갖춘 정당으로 가려면 대폭적인 물갈이를 해야 한다. 그래야 도민들도 민주당을 신뢰할 수 있다. 그렇지 않고 적당히 계파 안배 차원에서 나눠먹기식으로 공천하면 정권교체는 머나 먼 길이 될 수 있다.

 

결론적으로 정동영·정세균의원부터 통 큰 결단을 내려야 한다. 죽음을 두려워 하지 말고 큰 바다로 나가야 한다. 그래야 민주당과 지역이 살 수 있다.

 

/ 백성일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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