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도가 추석 성수품 관리에 본격 나섰다. 정부가 성수품 특별공급계획을 마련하데 이어서다. 명절을 앞두고 관련 품목을 특별 관리하는 물가대책이다. 심상치 않게 치솟는 물가 오름세를 억제하겠다는 것이다. 연례행사처럼 틀에 박힌 물가안정대책이 얼마나 효력이 있을지는 알 수 없다.
올해는 2003년 추석(9월11일) 이후 가장 이르고, 거듭된 악천후 영향으로 농축산물 전반에서 가격이 고공행진하고 있다. 구제역 여파로 축산물 가격이 떨어질 줄 모르는 상황에서 태풍 '무이파'까지 겹쳐 과일은 물론 채소 등의 생산량 감소로 가격폭등이 우려할 정도라고 한다. 이러다간 농민과 서민층에서 어떤 불상사가 날지 모른다.
정부는 그래서 수입과 맞춤용 상품을 마련해 이런 물가를 끌어내리겠다는 대책을 내놨다. 중국산 배추 500톤을 수입하고, 무·돼지고기 등에 대해 무관세 수입을 적용해 시장에 풀겠다는 거다. 농협을 통해 사과 배 밤 대추 등으로 제수용 과일 종합세트를 제작해 수급안정을 도모한다는 게 골자다.
도당국도 엊그제 관계기관 담당자를 참석시켜 '추석 농수산물 수급안정방안 대책회의'를 가졌다. 4개 팀을 구성해 수요가 많은 농·수·축·임산물 15개 품목을 집중 관리키로 했다. 농작물 직거래와 사이버마켓을 확대하고 도축시간 연장으로 축산물 가격안정을 꾀한다는 계산이다. 비축물량도 대폭 방출하고, 곳곳에서 장터를 열어 물가를 잡겠다고 한다.
정부와 전북도가 이렇듯 '추석물가를 꺾어놓겠다'고 다짐하고 있지만 과연 그럴 수 있을까 의심스럽다. 최근의 물가불안이 구조적인 측면이 워낙 크기 때문에서다. 작황부진 탓도 있다. 그러나 수출 대기업을 위한 고환율 정책이 수입 물가를 끌어올렸고 국제원자재 가격상승과 맞물려 그 상승 폭을 키우지 않았는가 말이다. 일시적인 현상으로 넘길 수 없는 변수들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 추석물가 잡기는 단기적 처방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 그렇게 되면 추석물가는 잡히질 않고 매년 악순환이 될 수밖에 없다. 물가는 한번 오르기 시작하면 가속도가 붙는다. 이런 상황을 고려할 때 강한 의지도 중요하지만 장기적인 안목을 다져야 한다. 물가정책의 뼈대를 바꿔 나가야 한다. 소리만 요란해서는 물가안정은 어림없다는 게 우리가 경험한 교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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