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위 1% 우수인재 너나없이 법학·의학 전공 창의력 풍부한 인재들 순수학문 매진할 수 있게 국가·기업 적극 지원해야"
경제적으로는 이미 선진국의 대열에 합류한 한국이 유독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하지 못하는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김대중 전 대통령의 노벨 평화상 수상을 제외하고는 그 어느 분야에서도 아직까지 단 한명의 노벨상 수상자도 나오지 않는 우리의 현실을 생각하면 안타까울 뿐이다. 매스컴의 떠들썩한 조명을 받았던 그 많은 신동과 천재들은 다 어디에 있다는 말인가?
물론 과학이나 기술의 발전 수준이 반드시 노벨상 수상 실적과 일치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미 19명이라는 노벨상 수상자들을 배출한 일본의 경우와 비교하면 씁쓸하지 않을 수 없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대학진학률을 자랑하면서도 노벨상을 타지 못하는 것은 우리의 인재 양성 시스템에 무언가 문제가 있기 때문은 아닐까?
한국에서 노벨상 수상자가 배출되지 않는 이유로 먼저 대학 입학의 기준이 단편적인 지식을 묻는 문제에 치중되어 창의력이 풍부한 우수한 인재들을 가려내지 못한다는 것을 들 수 있다. 한국은 지적 호기심이 전혀 없어도 누구나 공부에 매달리는 교육 인플레이션이 심한 사회다. 한국인들은 학문적 열정이나 지적 호기심 보다는 대학을 나오지 않으면 사회적으로 인정받지 못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대학에 가는 경우가 많다.
다음으로 우리 사회에 만연된 ‘집단주의’와 ‘획일주의’ 문화의 탓이 크다. 한국인들은 대부분 ‘돈과 권력’을 성공과 행복의 절대 기준으로 삼고 있다.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에 따라 상위 1%에 속하는 우수 인재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법학이나 의학을 전공하여 판검사나 의사가 되기를 꿈꾼다. 뛰어난 실력을 갖춘 한국의 수재들이 수학, 화학, 물리학, 문학 등의 순수 학문을 외면하고 법대와 의대에 몰리는 것은 순수 학문을 공부해서는 생계유지도 어렵고 사회적 존경심도 거의 얻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판검사나 의사가 된 한국 최고의 엘리트들이 과연 모두 자신의 적성에 맞는 길을 택한 것일까? 여하튼 노벨상을 탈 만한 잠재 능력을 갖추었다고 생각되는 한국의 우수한 인재들이 모두 법률가나 의사가 되어 범죄자들이나 환자들과 씨름하고 있는 동안 다른 나라의 인재들은 자신의 독특한 창의력을 발휘하며 순수 학문 연구에 전념하고 그 성과를 인정받아 노벨상을 수상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한국인 노벨상 수상자가 나오지 않는 데에는 국가와 대학의 책임도 크다.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들은 우수한 인재들이 생계 걱정을 하지 않고 연구에 몰두할 수 있도록 국가의 정책적 지원 아래 대학과 기업들이 아낌없는 재정적 후원을 해주고 있다.
또 사회적으로도 과학자나 문학·예술인에 대한 존경심도 매우 높다. 이러한 상황은 대학이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주는 것에 인색하고, 국가나 기업이 순수학문 연구 분야에 재정적 지원을 거의 하지 않는 우리의 현실과는 무척 다르다.
한국인 노벨상 수상자들이 나오기 위해서는 먼저 우리 사회의 성공과 행복의 기준이 보다 다양화되어야 한다. 돈과 권력이 없어도 인품이 훌륭하고 자신의 분야에서 뛰어난 실력을 갖춘 사람이면 누구나 존경을 받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되어야 한다.
그리하여 우리의 젊은 인재들이 그 싱그러운 청춘의 패기와 함께 자신이 좋아하고 적성에 맞는 전공 분야를 선택하도록 우리 모두 격려해야 한다. 지적 호기심으로 충만한 창의적인 인재들이 대학에 모여 순수 학문을 비롯한 여러 분야에서 학문적 열정을 불사르고, 국� ㅄ淪鬼ㅁ蓚汰� 이들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때 비로소 우리 한국도 노벨상 수상자들을 배출 할 수 있을 것이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