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북도 시군의회의장단(회장 이명연 전주시의회 의장)이 현재 공사중인 88고속도로의 문제점을 들어 통행료 징수 유보를 요구했지만 정부 관련 부처와 한국도로공사 측은 현재까지 묵묵부답인 모양이다. 요구사항을 수용할 수 없다든지 아니면 관련 절차를 밟아 수용할 방침이라든지 등의 답변을 공식적으로 내놓는 것이 주민 대표기관에 대한 도리일 것이다.
그런데도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으니 지방의회나 주민을 경시하는 게 아닌가 하는 의혹을 받는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88고속도로는 고속도로다운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고, 현재 공사가 진행중이기 때문에 통행료 징수는 유보해야 한다는 의장단 요구가 타당하다.
1981년에 착공해 1984년 개통된 88고속도로는 길이 183.0㎞, 너비 13.2m, 왕복 2차선이다. 고속도로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너비가 협소하고 급커브 구간이 많다. 편익시설도 부족하고 안전운행 여건도 열악하다. 교통사고도 빈번해 오래전부터 '죽음의 도로'로 불려왔다.
지난 연말 인터넷에 올라 온 글은 88고속도로가 얼마나 취약한 도로인지를 적나라하게 설명해 주고 있다. 인용한다.
"오늘 난생 처음으로 88고속도로라는 곳을 타봤다. 남원 IC를 통과 하자마자 바로 욕부터 나온다. 내 앞에 큰 트럭이 지나간다. 시속은 대략 80km. 뒤의 차들은 졸졸~~ 기차놀이가 시작된다. 중앙선에 봉을 설치해 놔서 추월할 수도 없다. 명색이 고속도로인데 시속 80km라니. 그러던 찰나 차 한대 겨우 지나갈 만한 갓길을 통해 큰 트럭을 추월했는데 심장이 쫄깃 하다."
한국도로공사는 사고가 빈발하고 민원이 잇따르자 2002년부터 2015년 완공 예정으로 확장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총 사업비 1조763억 원중 지난해 말까지 부지 보상비 등 4515억 원(41%)이 투자돼 부진한 상태다. 전북구간은 2008년도에 착공해 39%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도내 시군의장단은 확장공사 기간중엔 노면상태 불량으로 차량통행 불편과 교통사고 위험이 있는 만큼 통행료 징수를 유보해 달라는 건의문을 두달 전 중앙부처와 국회, 각 정당, 한국도로공사 등에 발송한 것이다.
88고속도로의 확장공사는 필수다. 공사구간의 위험요인도 상존할 것이다. 그런 만큼 확장공사가 완공될 때까지는 공사 구간의 통행료 징수를 유보하는 방안을 진지하게 검토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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