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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림, 지역사회 도움 잊지말아야

▲ 김정엽 정치부 기자
"오른손이 한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

 

지난 11일 전북도와 공장 신·증설 투자협약식을 마친 하림 김홍국 회장의 말이다. 이는 사회공헌이 떨어진다는 지적에 따른 답변이었다.

 

그러면서 김 회장은 "지난해 순이익의 18%인 40억원을 사회공헌에 사용했고 이 중 도내에 15억원 정도를 들여 경로당 건립, 장학금 지원 등을 했다"며 "우리 회사가 잘 홍보를 하지 않아서 그렇지 좋은 일 많이 한다"고 말했다.

 

그의 발언을 확인하기 위해 (주)하림그룹에 지역공헌에 대한 구체적인 자료를 요구했다. 하지만 하림 관계자는 "아마 그 정도는 될 겁니다"라는 답변만 되풀이했다.

 

과연 하림이 지역에 많은 공헌을 했을까? 지난해 하림의 총 매출액은 7475억원으로 당기 순이익은 47억원이다. 김 회장의 말대로라면 당기 순이익의 대부분을 사회 공헌 사업에 할애한 것이다. 회사 이윤의 대부분을 투자한 김 회장은 지역공헌이 부족하다는 지역사회의 볼멘소리에 서운해 할만도 하다.

 

김 회장은 양궁단 해체에 대해서도 "운영하는 보람이 없어 그런 결정을 내렸다"고 했다. 그의 말대로 보람이 없을 만도 하다. 그간 양궁단을 운영하면서 언론에 노출이 적었고, 애써 키워왔던 오진혁 선수도 현대제철로 이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운영하는 보람이 없다고 외부의 지원마저 외면하는 것은 문제다. 지난 10월 전국체전에 출전하는 선수들이 대한체육회에서 3000만원의 장비지원금을 받았으나 하림은 회계처리 문제 등을 이유로 집행을 미뤘다. 지원금이 절실했던 선수들은 낡은 장비를 들고 제94회 전국체전 양궁 남자일반부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땄다. 김 회장은 양궁단 해체 건에 대해서도 '오른손이 한 일 왼손이 몰랐으면' 하는 심정이었을 듯 싶다.

 

김홍국 회장은 이날 "기업의 사회 공헌은 일자리를 창출하고 세금을 꼬박꼬박 내는 것으로 충분하다"고 사회 공헌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하림은 이번 투자협약으로 향후 자치단체로부터 적지 않은 투자 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 이는 물론 도민들이 내는 세금이다. 하림은 지난 2003년 화재 당시 6억원의 성금과 조류독감 발생 때 '닭고기 구매운동'으로 성원해준 도민들의 지원을 잊지 말아야 한다.

 

더 이상 하림의 지역사회 공헌 약속이 공허한 메아리로 남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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