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게 되면 사랑하게 된다는 말이 있듯이 누군가를 아는 가장 최선의 방법은 만나는 것이다. 이러한 원리는 농산물을 생산하는 농업인에게도 고스란히 적용된다. 예전처럼 무작정 생산하면 팔리던 농산물시대는 지나갔다. 농업도 이제 단순한 판매가 아니라 마케팅이 필요하다. 마케팅이란 소비자가 사고 싶은 마음을 생기게 하는 것이다.
농업계 일부에서는 높은 유통비용을 이유로 직거래의 활성화를 추천한다. 직거래는 농업인에게는 유통단계를 줄여 농가수취가격을 높여주고 소비자에게는 누가 생산했는지 알 수 있는 얼굴을 가진 농산물을 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기에 바람직하다. 하지만 농가에서 단독으로 소비자와 직거래한다는 것이 그리 녹록치 않은 일이다. 무엇보다 자신의 농산물을 구매해줄 소비자를 찾는 일에 직면하면 막막하기만 하다.
그런 까닭에 최근 로컬푸드 직판매장이 주목받고 있다. 환영할 만한 일이다. 그러나 생산자 농업인이 주체가 되지 못하는 직판매장이 생겨난다면 곤란하다. 왜냐하면 직판매장이 일반소매점처럼 단순히 농산물판매 역할만하고 생산자 농업인은 농산물에 대한 소비자의 필요나 욕구를 읽지 않는 생산자중심으로 치우친다면 결국 수 십 통의 연애편지만 보낸 청년의 실수를 범하기 쉬운 까닭이다. 일일유통체계로 소비자의 니즈에 맞는 신선농산물의 공급뿐만 아니라 농산물가격결정 및 판매에 대한 책임을 농업인 스스로 가져야한다. 그래서 로컬푸드 직판매장은 유통단계가 ‘1’이 아니라 농업인이 주도하는 유통단계 ‘0.5’로 육성되어야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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