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현장의 경우 화재발생 후 5분이 지나면 화재의 연소 확산 속도와 피해면적은 급격히 증가하고 인명구조를 위한 현장 활동도 상당히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또한 사고를 당했을 때 끝까지 희망을 잃지 않고 119를 눌러 도움의 손길을 기다리는 동안 꽉 막힌 도로 속에서 환자의 심장은 멈추어 간다.
소방관은 출동벨이 울리면 반사적으로 움직인다. 출동하는 도중 어제의 사고현장을 되새겨 보고 과거의 실패를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해 다짐한다.
그런데 막상 현장에 나서면 현실은 다르다.
비좁은 골목길에 불법주정차로 인한 차량 때문에 발만 동동 구를 때도 있고 축제와 행사가 많은 시기에는 관광객 차량이 몰리면서 도로를 주차장으로 만들어 버리기도 한다. 그리고 대형 매장 주차장은 텅텅 비어 있는데도 불구하고 좀더 가깝게 주차하기 위한 일부 얌체 운전자들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다. 현장으로 출동하는 소방차는 촌각을 다투며 달려간다. 그런데 이러한 이유 때문에 때를 놓쳐버리는 애석함은 허탈감 그 자체이다. 몇 해 전부터 소방공무원에게도 불법주정차 단속권한이 주어지면서 각 지역별로 소방서비스 사각지대를 선정해 시범적으로 집중 단속을 실시하고 있으고 있다.
전라북도 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지난 2년여 동안 불법주정차 단속 경고장 3200여장 발부와 과태료 400여건을 적발했다. 내 차량에 붙어 있는 과태료 스티커를 보고 울분을 못 참고 소방서에 항의 전화하기 보다는 내 부끄러운 행동을 뉘우치는 반성이야 말로 우리가 기대했던 자발적 참여이다.
이렇듯 소중한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골든타임(Golden time), 즉 5분은 소방관에게 주어진 숙명의 시간이다.
법적제재 보다는 내가 먼저 양보하는 성숙한 시민의식이 갖추어 진다면 우리에겐 감동의 심장이 시민에겐 소생의 심장이 함께 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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