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⑫ 노인의 성(性) - 주책 아닌 건강한 욕구…노인 10명 중 6명 월1회 이상 "성생활"

전주 노인복지관 이용 노인 조사 / 주로 복지관·콜라텍서 이성 만남…야동 보면서 성욕구 해소하기도 / 고령화사회 성문제 갈수록 심각…성교육·상담 프로그램개발 필요

▲ 전주의 한 노인복지관에서 운영하는 댄스스포츠교실에서 어르신들이 춤을 추고 있다.

성은 삶의 중요한 일부를 차지함에도 성을 이야기 할 때 조심스러워 지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특히나 노인의 성은 관심밖의 영역이거나 아예 없는 것으로 치부되기도 한다. 여성의 경우 폐경을 전후로, 남성의 경우 발기부전이 성기능을 상실하는 시점으로 받아들인다. 성에 대한 욕구와 성행위는 젊은 사람들만의 전유물이라고 생각한다. 여자건 남자건 노인이 이성에 대해 깊은 눈길을 보내면 대개‘노망’혹은‘주책’이란 소리를 듣기 십상이다. 노인의 성 뿐만 아니라 성에 대해 이야기할 때 부자연스럽고 민망한 느낌을 갖는 건 성은 곧 성행위라고 생각하는데서 비롯된 것은 아닐까?

 

도내 노인들의 성에 대한 의식과 상황을 취재해봤다.

 

 

△노인의 성(性)

 

2012년 전주시 노인복지관 이용노인을 대상으로 노인의 성(性)생활 태도에 관해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60.2%가 월 1회 이상 성생활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생활의 상대는 주로 배우자며, 20.4%는 성생활에 만족감을 나타냈고 67.5%는 보통으로 응답했다. 응답자의 75%는 성생활이 중요하다고 답변했다. 성생활 방해요인이 무엇인지에 대한 답변으로는 62.3%가 건강문제를 선택했다.

 

위 조사를 실시한 안골노인복지관 이승재 부장은 “현대사회의 노인문제로 새롭게 등장하고 있는 노인들의 성 문제는 노인에게 있어서 매우 중요한 삶의 일부분임에 틀림없다. 이에 대한 올바른 인식전환이야 말로 긍정적인 노인 성문화 형성과 건강한 노년기를 보내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나이가 들면서 성적 능력이 서서히 감소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성생활은 여러 가지 요인, 즉 심리적, 정신적, 사회적 요인에 따라 다르기에 노인이라고 해서 반드시 감퇴한다고는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노인들의 만남 어디서 이뤄지나

 

노인들은 주로 복지관이나 콜라텍에서 이성을 접하고 만난다고 한다. 전주의 한 노인복지관 직원들에게 주변에서 경험하는 노인들의 성을 대하는 태도에 대해 들어보았다. 복지관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 중 댄스스포츠는 남녀가 짝을 이루어 진행한다.

 

댄스스포츠는 운동효과도 커서 노인들에게 가장 인기있는 프로그램 중 하나이다. 노인들은 모두 한껏 멋을 부리고 와서 한 시간 남짓 즐겁게 댄스를 즐긴다. 가끔 직원들에게 파트너를 구해달라는 요구도 하는데 너무 나이 들었거나 옷차림이 초라하거나 몸에서 냄새가 난다는 이유로 거부당한 노인들이 대부분이다.

 

복지관에서는 컴퓨터 수업도 진행하는데 가끔 악성코드에 감염되어 수업에 지장을 초래하기도 한다. 수업이 끝나고 빈 강의실에 혼자남아 야한 동영상이나 수영복을 입은 여성사진을 감상하는 모습이 눈에 띄기도 한다. 여성 직원들과 이야기 할 때 과하게 신체적인 접촉을 시도해 불편한 경우도 있다고 한다.

 

이처럼 노인들은 복지관의 프로그램을 통해 자연스럽게 대화를 시도하는 건전한 방법으로 성욕구를 해소하기도 하고 야한 영상을 감상하면서 해소하기도 한다. 젊은 이들과 별반 다르지 않은 모습이다.

 

△노인, 성을 말하다

 

정모(64·전주시 서신동)씨는“노인의 성은 젊은사람의 성 못지않게 아름답고 소중한 것이다”며“노인들은 스스로 건강을 잘 유지하여 늦도록 행복한 삶을 누려야 한다”고 한다. “그러기 위해서 노인들에게 흔히 발생하여 성생활을 방해하는 전립선 비대증을 적기에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전주시 인후동에 거주하는 조모(80)씨는 노인이라도 성에 대한 태도는 사람에 따라 다르다고 한다. 성에 대해 담담한 사람, 좋아하는 사람, 싫어하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70%정도는 중요하고 좋아할 것이라고 말한다. 연령에 따라 다르겠지만 건강한 75세 이하의 노인들은 자력으로 해결할 것이라고 한다.

 

예를 들면 자위행위, 복지관, 콜라텍에서 만난 이성과의 교재, 성매매를 통해 해결하는데 적은 돈으로 성을 사서 해결하는 경우도 보았다고 한다. 조 씨는 몇 년 전 전주시에서 주최하는 ‘새사랑맺기’ 프로그램에 참여한 적이 있는데 즐겁고 만족스러웠다고 한다. 실제 오랜 연인이나 재혼으로 연결된 사례는 못 보았지만 만남의 기회가 부족한 노인들에게는 그런 자리자체가 아쉽다고 한다.

 

조 씨는 “요사이 매스컴에서 자주 등장하는 노인의 성범죄는 극히 일부의 사실을 언론에 다룸으로써 노인 전체의 심각한 문제인양 생각돼 오히려 노인의 성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확산하는 계기가 되는 것 같다”고 한다.

△노인의 성에 대한 교육 및 상담 프로그램

▲ 박귀녀 금암노인복지관 사회복지사

전주시에서는 양지노인복지관과 안골노인복지관에 성상담소를 운영하고 있다. 성고민과 관련된 상담뿐아니라 부부갈등, 가족갈등, 대인관계, 자녀와의 갈등 등 심리상담, 성격 및 심리검사를 병행하고 있다.

 

또한 노인 성의식 개선프로그램, 부부관계만족도향상프로그램, 노인자아존중감향상캠프, 공개강좌 등을 실시한다.

 

노인복지관 이용노인의 성생활 태도에 관한 조사를 실시한 안골노인복지관 이승재 부장은 “고령화사회가 가속될수록 노인의 성문제는 날로 심각해질 것으로 보이는데 노인의 성문제 해결방안 모색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노인의 성에대한 고정관념을 바꿔서 노인과 사회의 성에대한 잘못된 생각이나 부정적 인식을 바르게 제공하는 사업이 필요하다”며“노인의 성에대한 교육 및 상담에 관한 프로그램개발과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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