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장관 무차관…지역 개발도 더뎌
새정치민주연합도 똑같다. 문재인 의원을 당 대표로 만들어 놓고도 돌아온 게 없다. 당직 배분에서부터 소외됐다. 문 대표를 실컷 밀어주고도 제밥을 찾아 먹지 못하는 전북정치권이 안타깝다. 김대중 노무현 정권 때 전북 출신들이 당·정·청 요직에 두루 기용됐지만 광주 전남 실세들의 기세에 눌려 아무 일도 못했다. 그 당시 전북 출신들은 실세들 눈밖에 날까봐 몸조심을 했다. 새만금사업만 스스로 발목 잡는 형국을 만들었다. 지역을 위해 소신껏 일하는 정치인이 없었다. 이 부분은 정동영 정세균 책임이 크다.
이제 전북인들은 양반이랍시고 점잔만 빼고 있을 때가 아니다. 타 지역 사람들이 어떻게 실리를 챙기고 살아가는지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우물 안에 갇힌 개구리 마냥 세상 돌아가는 줄 모르면 안 된다. 정치권 속내를 들여다봐야 한다. 민주당 대표 선출 때 밀어주면 모든 걸 알아서 해줄 것처럼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노무현정권이나 문재인대표는 영남세력이다. 도민들이 노대통령을 밀어줘서 지역으로 돌아온 게 있었는가를 생각해야 한다. 노 대통령이 국가적으로 지역균형발전과 인권신장을 가져왔지만 낙후를 거듭해온 전북에는 딱히 도움 준 게 없다. 정동영 전의원 등 일부 정치인만 잘 나갔지 도민들은 찬밥이었다. 짝사랑 한 결과가 실망스럽다.
그간 도민들이 지역정서에 갇혀 순진무구하게 살았다. 세상이 엄청나게 변해 가는 줄도 잘 몰랐다. DJ와 노무현 때는 호남 틀 속에서 광주 전남만 있었지 전북은 없었다. 보수정권이 들어서면서는 현상유지도 힘들었다. 표를 주지 않아 차별 받는구나 그런 식이었다. 정치인들이 쳐 놓은 지역감정 덫에 갇혀 피해만 입었다. 지금 확실한 것은 영호남시대에서 영충호시대로 세상이 바꿔졌다는 것. 충청권이 선거 때마다 전략적 투표를 해서 실리를 톡톡히 챙긴다. 이완구 전 지사가 지사직을 버리고 세종시를 원안대로 지켜내 총리까지 된 게 그냥 된 게 아니다.
도민들은 충청권 사람들을 느리고 컬러가 없다는 이유로 은근히 무시해왔다. 하지만 충청권은 세종시가 건설되면서 행정 중심지로 부각, 사람이 모이기 시작했다. 그 결과 작년 5월 기점으로 충청권 인구가 건국 이후 호남을 처음으로 앞질렀다. 작년 11월 충청권 인구는 532만2200명이고 호남은 525만2845명으로 6만9355명이 많다. 20대 총선을 앞두고 충청권은 벌써부터 지역구 늘리기에 총력이다. 그들은 정치적으로 힘이 세져야 지역이 발전할 수 있다는 원리를 깨달았다. 현재 호남 의석수가 30석인데 충청은 25석 밖에 안 돼 이를 바로 잡겠다는 의지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도 충청권에 힘을 실고 있다.
도민들이 KTX가 서대전역을 경유하면 저속철이 된다고 그렇게 아우성 쳤지만 결과는 충청권이 오히려 실리를 챙기는 것으로 끝났다. 이 문제도 충청권의 정치력이 세졌기 때문에 그 같은 결론이 난 것이다. 이완구 의원이 총리가 되면서 충청권 사람들이 더 기세등등해졌다. JP 부인 박영옥여사의 작고 이후에 충청권 정치인들의 충청대망론이 급부상하고 있다. 충청권의 성장이 두려울 정도다. 이미 헌법재판소가 현행 선거구 기준에 대한 위헌 판결을 내렸기 때문에 20대 총선을 앞두고 선거구 개편은 불가피하다. 지금도 존재감이 없는 판에 자칫 광주 전남 2중대로 전락할 수 있다는 걸 알아야 한다.
■ 득실 따지는 전략적 선거 필요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 앞으로는 특정 정당 하나에 목숨을 매달 일이 아니라 선거 때 득실을 따져보는 전략적 사고가 필요하다. 충청도 사람들이 전략적 투표를 해서 오늘날 실익을 챙기는 것처럼 우리도 유연한 사고를 갖고 대처해 나가야 한다. 중앙당에서 계파별로 안배한 사람을 공천 받도록해서 국회의원으로 만들면 지역발전은 기대할 수 없다. 도민들이 먼저 낡은 계파정치를 타파해야 한다. 그래야 전북정치력이 복원되면서 유능한 인물이 국회의원이 돼 전북의 봄을 가져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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