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황은 다르지만 최근 정치권에서 조문 정치가 화두가 됐다. 지난달 22일 김영삼 전 대통령이 서거했을 때 여야를 망라한 정치인들이 대거 조문에 나서면서 이들의 행보가 회자됐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저는 YS의 정치적 아들이다”라고 선언하며 매일 빈소를 지키면서 상주노릇을 자처했다. 이에 친박 좌장인 서청원 새누리당 최고위원도 “YS는 나의 정치적 대부”라고 공언하고 나섰다. 이 같은 ‘YS 적자’ 논쟁에 야당에선 “정치적 불효” “정치적 치매”라고 깎아 내렸고 일부 네티즌들은 김현철씨가 2년전 트위터에 올렸던 “김무성 의원은 친박 비박사이에서 줄타기나 하지 말고 1년 이상 입원중인 아버님 병문안부터 하는 것이 도리”라는 내용을 상기시키기도 했다. 정계 은퇴를 선언하고 강진에 칩거중인 손학규 전 새정연 상임고문도 매일 YS 빈소를 지켜 정치 재개 움직임이 아니냐는 관측을 낳기도 했다.
앞서 유승민 전 새누리당 원내대표 부친상 때는 대통령 조화 논란과 친박 핵심들 입에서 TK 물갈이설이 제기되면서 애도와 추모의 장이 정쟁의 장으로 변질되기도 했다. 현역의원 113명을 포함, 3000여명이 문상을 다녀갔지만 박근혜 대통령 조화나 청와대 인사의 문상은 전혀 없었기에 추측이 무성했다. 반면 하루 먼저 모친상을 당한 새누리당 문대성 의원 상가에는 박 대통령 조화가 놓여져 있어 대조를 보였다.
정치권의 관심은 덜했지만 지난달 25일 전주의 한 장례식장서 치른 무소속 박주선 의원 장인 상가도 눈길을 끌었다. 야권 신당세력의 통합을 주장하고 있는 박주선 의원이기에 조문 참석인사 면면에 관심이 쏠렸다. 신당을 추진중인 천정배 의원과 박준영 전 전남지사 등은 물론 순창에 칩거중인 정동영 전 의원, 김민석 전 의원을 비롯 야권 인사들의 조문 행렬이 이어지면서 신당 통합과 내년 총선 등 향후 정국 구상에 대한 논의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새정연 전북도당위원장을 맡고 있는 유성엽 의원을 비롯 다수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이 박 의원 상가를 찾아 그 배경에 궁금증을 불러 일으켰다. 최근 잇달은 조문 정국이 내년 총선과 야권 신당, 향후 대권 구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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