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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화 사회, 치과에서 시작한다

노년 웰빙, 구강건강부터…언어·저작기능 신경써야 / 빈곤율·진료비도 큰 문제

▲ 최남섭 대한치과의사협회 회장
지난해 3월 미국 통계국이 발표한 ‘늙어가는 세계 2015(The Aging World : 2015) 보고서에 따르면 2050년 한국의 65세 이상 인구 비율은 35.9%로, 일본(40.1%)에 이어 세계 2위를 기록한다고 전망했다. 10명 중 4명이 65세 이상이라는 것이다.

 

인구 대비 65세 이상 연령층이 7%가 넘어서면 고령화 사회가 되고 14%를 차지하면 고령 사회가 된다. 20%가 넘어가면 초고령 사회가 되는데 우리나라는 2050년이면 초초고령사회가 되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1980년에 65세 이상 인구가 3.8%에 불과했던 것이 2000년에 7%를 넘어서 고령화 사회로 진입했다. 이후 15년만인 2015년에 13%를 기록해 이미 고령사회 문턱까지 와 있게 됐으며 2026년에는 초고령 사회에 진입한다고 전망하고 있다.

 

정부는 이러한 현상을 막기 위해 현재 다양한 출산장려 대책을 발표하고 있지만 사실 실효성이 썩 있어 보이지는 않는다. 청년 실업율이 2014년 10%대에서 2015년 11%를 가다가 지난해 12%대로 고공행진을 하고 있으니 이들보고 무작정 결혼해서 아이 낳으라고 강권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고령화 사회는 정부가 보호해야 할 인구가 많아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현상은 치과부터 온다고 봐야 한다. 노년층 국민들이 웰빙 생활을 하기 위해서는 전신 건강은 물론이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구강건강을 잘 챙겨야 하기 때문이다. 치아 상실로 인해 언어와 저작기능이 저하되면 전신건강에 나쁜 영향을 줄 뿐 아니라 치매도 빠른 속도로 진행된다는 보고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그러나 복지부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의하면 불행하게도 우리나라 65~74세 이상 연령층의 치아 상실률은 57.9% 이상(2009년 기준)으로 상당수가 저작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잇몸병은 60대 이상 49.8%가 앓고 있으며 70세 이상은 41.6% (2014년 기준)이상이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노인의 빈곤율이다. 경제력과 치료율은 비례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미국 통계국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노인 빈곤율이 45%를 넘어 34개 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국가라고 한다.

 

노인들의 구강질환은 개인의 경제력과 국가의 복지제도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 정부가 이 문제를 소홀히 하다가는 머지않아 국가적 재앙을 맞이할 수 있다고 본다.

 

최근 건강보험공단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6년 건강보험 적용 총 진료비가 64조 5천여억원이고, 이 가운데 65세 이상 진료비가 25조원(38.7%)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단이 발표한 또 다른 보고서인 ‘65세 이상 노인 진료비 비출 중장기 추계연구’에 따르면 2060년이 되면 노인진료비가 최소 229조에서 최대 337조원으로 국가예산에 육박하는 수준이 된다고 한다.

 

이 정도가 예측된다면 정부는 지금부터라도 차근히 서둘러야 한다. 국민의 건강관리를 현행 치료위주에서 예방위주로 돌리다 보면 국가적 재앙이 될 수 있는 2060년 노인의 진료비를 상당히 줄일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이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했을 때 국가와 국민 개인의 재앙을 막는 길이다.

 

그 지름길은 ‘치과’라고 생각한다. 잘 먹을 수 있도록 하는 구강건강을 지켜주다 보면 전신건강도 자연히 해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구강건강에서부터 고령화 대비책을 강구해 보는 것이 어떨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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