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춧가루 푼 소주 마시면 염증 악화 / 이불 쓰고 자다 열나면 열경련 유발 / 신체 면역력 강화 감기예방 첫 걸음
감기는 코와 목 부분 등 호흡기 점막에 생기는 염증성 질환으로 대개는 특별한 치료 없이도 3~10일 이내에 자연 치유된다. 1년에 평균적으로 성인은 2~4회, 어린이는 6~8회 정도 걸리면서 사람에게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급성 질환 중 하나다. 한국건강관리협회 전북지부 가정의학과 박혜린 과장의 도움말로 우후죽순으로 불어나는 감기에 대한 잘못된 상식의 허와 실에 대해 알아본다.
△소주에 고춧가루를 타서 먹으면 감기가 빨리 낫는다?
과음은 면역력을 떨어뜨리고 점막 염증을 악화시킨다. 또한 탈수를 일으켜 오히려 술 마신 다음 날 감기가 심해지는 것을 볼 수 있다. 고춧가루에 함유된 캡사이신은 진통 효과가 있고 비타민 A와 비타민 C가 많아 면역을 높여주는 효과가 있을 수 있으나 자극성이 강해 염증이 생긴 인후에 자극을 줄 수 있다. 성인에서 평소 비타민 C를 규칙적으로 복용하면 감기이환 기간을 8% 줄일 수 있다고 알려져 있고, 감기의 중도도 정기적인 비타민 C 복용으로 줄일 수 있다. 하지만 감기가 발생하였을 때 비타민 C복용이 치료에 도움을 주는지에 대해서는 명확히 밝혀진 연구결과가 없다.
△뜨거운 방에서 이불을 뒤집어쓰고 자면 감기가 낫는다?
감기로 인해 열이 나는 것은 우리 체내에 염증이 일어나면서 체온이 올라가는 상태이므로 손발은 따뜻하게 하고 몸은 체온이 내려가도록 가볍게 입어 열을 내려야 한다. 고온의 난방을 해놓은 방에서 이불을 뒤집어쓰고 자다가 고열이 나면 오히려 열경련을 일으킬 수 있다.
△사우나에 가서 땀을 빼면 감기가 빨리 낫는다?
감기에 걸려 열이 날 때 땀이 쭉 나면서 열이 내려가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는 우리 몸의 열을 땀이 식혀주는 것이다. 이 때 땀으로 빠져나간 수분을 보충하기 위해 물을 많이 마셔야 한다. 그렇지 않고 방치하면 탈수가 일어나면서 고열이 날 수 있다. 결론적으로 사우나에서 땀을 쭉 빼면 오히려 몸이 덥혀지고 탈수가 되면서 열이 더 나게 된다.
△코를 따뜻한 소금물로 씻어주면 감기 증상이 완화된다?
감기에 걸렸을 때 비강을 생리식염수로 씻어주면 감기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되며, 충혈완화제와 점액용해제 사용 빈도를 줄일 수 있다.
△뜨거운 생강차를 마시면 감기에 좋다?
생강의 매운 성분인 진저롤과 쇼가올은 각종 병원성 균 등에 대해 강한 살균 작용을 하며 차를 끓여 마시면 수분 보충도 되어 좋다. 그러나 너무 뜨거운 차를 마시면 인후염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인후에 자극이 되지 않게 적정한 온도로 식혀서 마셔야 한다.
△감기에 걸리면 잘 먹어야 빨리 낫는다?
감기 바이러스가 위장관 증상을 동반하는 경우가 있다. 이때는 너무 무리해서 음식을 먹으려다가 오히려 설사를 하거나 체하게 되어 탈수 증상이 동반되어 감기를 악화시킬 수 있다. 입맛이 너무 없을 때는 소화가 잘 되는 죽을 먹는 것이 좋다. 물을 수시로 먹는 것도 좋다. 하지만 찬물을 마시면 위장관 증상이 악화될 수 있으므로 미지근한 물을 마시는 것이 좋다.
△항생제를 복용해야 빨리 낫는다?
감기는 바이러스에 의한 질환이고 항생제는 세균을 죽이는 약이기 때문에 항생제는 감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오히려 내성을 키워 부작용을 초래하기도 한다.
△주사를 맞으면 빨리 낫는다?
주사 한 방으로 감기가 낫는 것은 불가능하다. 단지 먹는 약보다 주사를 맞았을 경우 효과가 빨리 나타나 몸이 빨리 좋아진 것 같이 느껴지는 것뿐이다.
△감기 예방법
감기 바이러스는 사람 피부에서 2시간 정도 생존하며 외부환경에서도 수 시간 생존 가능하므로 오염된 표면의 접촉으로 감염될 수 있다. 이러한 직접 접촉이 가장 주된 전염경로이다. 또한 비말감염도 가능하므로 기침뿐만 아니라 대화나 호흡, 술잔을 돌려먹는 등의 행위로도 전파될 수 있다. 따라서 감기 환자는 콧물이 다른 사람이 만질 수 있는 곳에 묻지 않도록 잘 처리해야 하고, 예방을 위해서 개인위생을 철저하게 잘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손을 자주 씻고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는 휴지로 입과 코를 가리고 하고, 휴지가 없을 경우 옷소매 위쪽으로 입과 코를 가리고 한다. 기침, 재채기 후에는 흐르는 물에 비누로 손을 씻어준다.
추운 날씨 때문에 외출을 하지 않고 실내에만 머무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면역력에 좋지 않다. 규칙적인 운동, 충분한 수면과 휴식, 적당한 음식·수분 섭취, 절주, 금연 등을 통해 우리 신체의 면역력을 강화하는 것이 감기 예방의 첫 걸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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