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심은 朝夕變이라 했다 고공행진하는 민주당도 또 매너리즘 빠지면 추락
김대중 노무현 때보다 득표율이 낮았으나 그래도 문재인 후보는 지난 장미 대선 때 전북에서 64.8%로 전국 최고 득표율을 기록했다. 선거 초반 잠시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렸지만 계속된 토론회에서 안 후보가 헛발질을 하는 바람에 실망, 그를 지지했던 유권자들이 문 후보 쪽으로 돌아섰다. 특히 선거 막판에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가 치고 나오면서 지지율 2위로 올라서자 도내 유권자들은 위기의식을 느낀 나머지 꼭 정권교체를 이뤄내겠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문 후보한테 표를 결집시켰다. 선거가 끝난 지금도 선거 때와 다름없이 전북에서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높은 것은 지역발전과 인재중용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다. 문대통령이 집권하면서 무장관 무차관이란 말이 사라질 정도로 전북 출신들이 중용됐고 국가예산도 늘어날 것이란 기대감이 이어지고 있다.
지금 문 대통령이 국정운영을 잘 해 40대 이하 젊은층은 물론 전연령층에서 고루 지지를 받고 있다. 북핵과 사드문제 등이 완전히 해결되지는 않았지만 머지않아 북한이 협상테이블로 나와 북핵문제가 잘 타결될 것으로 여기고 있다. 안보문제, 청년일자리 창출,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치솟는 집값, 실업률 등도 해결책이 나오지 않을까 기대가 크다. 문 대통령이 집권 이후 줄기차게 적폐청산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이자 국민들은 정권교체를 잘 했구나 하는 생각을 갖고 있다. 국정원이 청와대 박근혜한테 특수활동비로 40억 이상을 상납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국민들은 MB정권에 대해서도 불법행위를 낱낱이 수사해서 의법조치해야 한다고 말한다. 야권에서는 정치보복이라고 강하게 반발하지만 촛불혁명으로 정권교체를 이룩한 국민들은 역사 바로세우기 차원에서 적폐청산을 반드시 해야 한다고 요구한다.
지난 20대 총선 때만 해도 국민의당이 전북에서 10석 중 7석을 차지할 정도로 위풍당당, 민주당이 맥을 못 췄다. 하지만 지금은 국민의당이 기대감을 저버려 당 지지도가 10%도 못 넘을 정도로 존재감이 없다. 민주당과 국민의당은 상대의 잘못으로 반사이득을 취하면서 냉·온탕을 번갈아 왔다갔다 했기 때문에 자생력이 약하다. 지난 20대 때는 매너리즘에 빠진 민주당이 죽을 쒔고 지금은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대선에서 3등으로 처지는 바람에 완전히 지리멸렬해 있다. 다행히도 민주당은 정권을 획득해서 다시 살아났지만 여소야대 정국에서 갈 길은 순탄치 않다. 요즘 정치판은 박근혜 탄핵으로 장미대선이 치러진 이후 민주당 고공행진에 따른 야권의 합종연횡이 이어지고 있다. 당장 내년 지선을 앞두고 이 같은 현상은 지속될 전망이며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바른정당과 정책연합 내지는 합당까지 염두에 둔 것처럼 비춰져 호남권 의원을 중심으로 당이 쪼개질 사태까지 치닫고 있다.
도민들은 대선 이후에도 예전같이 민주당에 지지를 계속 보내고 있다. 그 이유는 기회를 준 국민의당이 제 역할을 못 하고 실망감만 안겨줘 그래도 정권교체를 이룬 민주당에게 지역발전에 대한 기대를 걸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특히 최근 김성주 전 의원이 국민연금 이사장으로 취임하면서 그에 대한 기대가 커서인지 전주에서 민주당에 대한 지지가 높아졌다. 이 같은 민주당 우세구도 속에서 특별한 이변이 없는 한 내년 지방선거는 민주당이 승리할 가능성이 높다. 지사 선거는 야권에서 전략상 출마해 다자구도가 될 전망이지만 현 송하진 지사의 대항마로는 역부족해 보인다. 민주당 김춘진 도당위원장이 각종 행사장에 꾸준하게 얼굴을 내밀면서 스킨십을 강화해 나가자 일각에서 당내 경선에 나설 것이란 이야기가 나돌지만 송 지사의 조직이 탄탄해 무너뜨리기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송 지사의 건강이상설을 밑도 끝도 없이 퍼뜨려 신경쓰게 하지만 송 지사는 오직 내년 국가예산 확보에만 전념하겠다는 뜻이다.
민심은 조석변(朝夕變)이라 했다. 워낙 변수가 많은 정치 상황이라서 조금만 헛발질하면 금방 지지세가 무너지기 때문에 살얼음판을 걷는 것처럼 행동해야 한다. 지지세가 고공행진을 하고 있는 민주당도 예전같이 또다시 매너리즘에 빠져 무기력해지면 한방에 갈 수 있다. 민주당 공천만 받으면 단체장 선거가 끝나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현직들이 무소속으로 버티는 지역은 착시현상으로 보일 수 있다. 부안 임실은 현직 단체장이 우군관리를 잘 해와 난공불락인 것으로 알려졌다. 출마 예상자들이 이미 수면 위로 나타나 표밭 관리에 전념하지만 자칫 금품거래 등으로 한방에 훅 갈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현직 단체장들도 다 된 것처럼 우쭐댔다가는 큰 코 다친다. 선거판에서 겸손하지 않으면 한방에 훅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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