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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경제 무너지는데 정치권 '팔짱'

군산GM 가동 중단에도 정쟁만 몰두 / 중견·지역구 의원마저 '모르쇠' 일관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도크폐쇄에 이어 한국GM 군산공장의 승용차 생산라인 및 엔진생산 공장마저 가동이 중단되는 등 전북 경제가 벼랑끝에 서 있다.

 

그러나 전북 정치권을 비롯해 자치단체, 학계의 반응은 지나칠 정도로 냉랭하다. 누구 하나 문제해결과 대안마련을 위해 나서는 이가 없어 한국GM 군산공장 사태가 제2의 군산조선소 전철을 밟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지난 8일 한국GM 군산공장의 자동차 생산라인 가동이 전면 중단된데 이어 9일 유로5 적용모델인 군산 디젤엔진 공장도 문을 닫았다. 대규모 실직사태와 협력업체들의 줄도산 우려는 물론 전북 수출의 8.7%, 군산지역 수출의 19%를 차지하는 경제 축이 무너지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전북 경제가 벼랑끝에 몰렸지만 도내 10명의 국회의원 및 233명의 시·도의원 등 정치권은 남의 집 일처럼 ‘모르쇠’로 일관하는 모양새다.

 

총체적 위기임에도 오는 6·13 지방선거에만 몰입돼 자신의 정치행보나 정당 분열에 따른 정쟁에만 골몰하고 있어 ‘넋빠진 전북 정치권’이란 비난이 높다. 지방선거와 향후 총선에서 표로 심판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사무총장의 중책을 맡은 이춘석 의원에 대한 실망감도 묻어 나온다. 전북이 키운 정치인으로 직책에 걸맞는 역할이 필요하지만 익산 시청사 건립 문제 및 KTX 혁신역 설치 문제 등 지역구 민심 모으기에 골몰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군산을 지역구로 둔 국민의당 사무총장인 김관영 의원도 전북과 군산경제가 처한 현실을 직시하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김 의원은 군산조선소 가동중단 사태 당시 전면에 나서 대안을 제시하고 문제점을 정치권에 알리는데 일조했지만 한국GM 군산공장과 관련해서는 별다른 입장표명이 없다. 바른정당과 통합문제로 지역 내 입지가 좁아지면서 전북 현안은 뒤로한 채 집안싸움에만 집중하고 있다는 비난이 높다.

 

다른 국회의원들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자신의 치적에 대한 보도자료만 내보낼 뿐 한국GM 군산공장과 관련한 그 어떤 목소리도 내지 않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민주평화당, 국민의당, 정의당 등 각 정당 도당도 별 움직임이 없다.

 

군산 및 전북 14개 시군 지역을 기반으로 한 시·도의원 역시 마찬가지로 현안 보다는 6·13 지선 출마를 위한 정치행보에만 주력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시군의회협의회가 있지만 이렇다할 목소리가 없다.

 

군산시장 선거를 준비중인 한 도의원은 ‘군산시장 여론조사가 진행되고 있으니 전화를 꼭 받아달라. 끝까지 응답해달라’는 문자를 돌렸고, 다른 후보군들도 한국GM 군산공장에 대한 언급없이 SNS 등에 자신의 치적만 부각시키고 있다.

 

정치권 모두가 6·13 지방선거에 몰입해 위기의 전북 경제는 뒷전으로 선거운동에만 치중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GM 군산공장의 한 협력업체 대표는 “지금 현 사태에 대해 전북 정치권이 침묵한다면 이는 제2의 군산조선소 전철을 밟게 하는 지름길”이라며 “배가 떠난 뒤 대책 마련을 위한 목소리를 높이고 투쟁하는 그런 낯내기 정치인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경고했다. <이강모·문정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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