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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도의 알쏭달쏭 우리말 어원] (104) 약 - 식물이 지니고 있는 맵거나 쓴맛

동서양을 막론하고 약의 역사는 약 50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약은 주위에 있는 초근목피를 통해 통증을 경감시키는 경험을 하면서 구전돼 내려왔다. 그 후 유기화학이 발달하면서 그 식물에 함유된 화학물질을 분리해 내기 시작했고, 이러한 화학구조를 밝혀내면서 실험실에서의 합성법도 발견하게 됐다. 그러나 이러한 한 종류의 화학물질은 그것이 비록 천연식물에서 얻었다 할지라도 인체에 반복 투여되면 원하는 작용 이외에 부작용을 일으키기 쉽다.

약의 역사가 이렇게 5000여 년이 되었지만, 부작용의 역사는 겨우 50여 년 밖에 안 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50여 년 전까지는 주로 약의 작용을 정적(正的) 방향만 믿고 무조건 사용하고, 부적(負的) 반응은 생각해 보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이러한 약물은 생체가 지니고 있는 자연치유 기능의 보조물일 뿐 이러한 단일 구조를 가진 성분이 근본적으로 질병을 치료해 주고 병의 원인을 완전히 제거해 주는 것이 결코 아님을 명심해야 한다.

그러면 ‘약’이란 말은 어디에서 유래되었나? <설문(說文)> 에 ‘약치병초야 종초낙성’(藥治病艸也艸樂聲)이라고 해 병을 고치는 풀을 약이라고 한다는 것으로 보아 약의 시초가 식물성인 초목으로 시작돼 ‘풀 초’(艸) 자 밑에 사람을 즐겁게 한다는 뜻의 ‘즐길 락’(樂) 자를 붙여서 ‘약 약’(藥) 자가 된 것으로 추측된다. 한글의 약은 약(藥)에서 보듯이 한자어라고도 볼 수 있다.

그러나 원래 약의 뜻은 식물이 지니고 있는 자극성(맵거나 쓴맛)을 말한다. ‘약이 오른 고추’, ‘담뱃잎에 약이 올랐다’ 등의 용례로 보아 약이 오른 풀이 인체에 대한 약리작용이 있는 것을 알고, 사람의 병을 고치는 물질을 약이라고 하게 된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약은 순수한 우리말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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