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노후자금인 국민연금을 둘러싼 관심이 뜨겁다. 논란은 일부 보수언론과 야당의원들이 지난해부터 제기한 ‘기금운용본부 전주이전 리스크’에서 비롯됐다. 이들은 해외에서 국내를 찾은 금융계 큰 손이 서울은 와도 전주는 안 들른다는 ‘패싱론’을 거론했다. 본부가 서울이나 금융중심지에 있지 않고 지역에 있다는 게 이유다. 최근 미국 일간지인 월스트리트저널(Wall Street Journal, WSJ)도 패싱론에 힘을 보탰다.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 전주 이전후 해외 금융계 큰 손의 ‘패싱’ 사실일까.
△‘국민연금 패싱’ 관련 보도
중앙일보는 지난 7월 18일 “글로벌 큰손, 서울와도 전주까지 안들러 ‘국민연금 패싱’이라는 제목으로 기사를 내보냈다. 보도에 따르면 인터뷰에 응한 운용직들은 “올 들어 금융계 큰 손이 아무도 전주를 찾지 않았다”, “외국 관계자들은 최소 반나절 걸리는 기금운용본부 방문을 건너뛰어 버린다”고 말했다. 특히 전광우 전 국민연금 공단이사장은 “예전에는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금융계 리더, CEO와의 접촉이 매우 많았다. 원래 이들은 대통령 못지 않게 국민연금 공단 이사장을 만나려고 했다. 하지만 지금은 국민연금 패싱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며 패싱론에 힘을 보탰다.
최근 WSJ도 가세했다. WSJ은 지난달 12일 1면에 ‘세계에서 3번째로 큰 기금의 수장이 되고 싶나요(Want to Oversee the World’s Third-Largest Pension Fund)’라는 제목의 기사를 냈다. 기사에서 WSJ는 “과거 한국을 방문했던 사모 및 헤지펀드 매니저들은 항상 국민연금으로 제일 먼저 향했다. 하지만 현재 그들은 국민연금을 건너뛰고 그 시간에 일본 여행을 하는 게 가장 효율적이라고 인지한다(Private-equity and hedge-fund managers visiting South Korea used to make the NPS their first step. Now, more of them are deciding to bypass the NPS altogether, reckoning that a trip to Japan is a better use of their time)”고 언급했다.
△해외 금융계 거물 ‘국민연금 패싱’ 사실인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사실이 아니다. 전주 이전 후에도 해외 자산운용업계 CEO와의 면담은 계속 이뤄졌다.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기금운용본부가 지난해 2월 전주로 이전한 후부터 올해 8월까지 해외 자산운용업계 CEO와 면담한 횟수는 모두 9건이다. 2013년에는 7건, 2014년 8건, 2015년 11건, 2016년에는 11건의 면담이 이뤄졌다.
국민연금공단 국민소통실 언론홍보부는 “해외 자산운용업계 CEO가 한국에 방문했을 때 NPS(국민연금공단)와 면담하지 않고 패싱한 사례는 없다”며 “전주 이전으로 NPS를 패싱한다는 주장은 지나친 억측이며, 예년과 유사한 수준으로 면담이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다만 기금운용본부를 중심으로 활발한 투자 활동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접근성 보완, 스마트 공간 확보 등 환경조성은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김세희·김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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